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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최기종 시인, 여덟 번째 시집 《만나자》 출간
[신간]최기종 시인, 여덟 번째 시집 《만나자》 출간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4.10.20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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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종 시인, 여덟 번째 시집 《만나자》 표지
▲ 최기종 시인, 여덟 번째 시집 《만나자》 표지 ⓒ채널제주

최기종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 《만나자》가 출간되었다. 이 시집은 통일, 5월 항쟁, 제주 4·3, 여순항쟁, 대구항쟁, 촛불혁명, 이태원·세월호 참사 등 대한민국 현대사의 방대한 역사를 담고 있으며 음지에 가려진 비극을 희망으로 전환하려는 시인의 의지가 돋보인다.

이번 시집은 “시적 수사”보다 “결기”가 강조되며 오늘날의 절박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시인은 “시가 언어의 묘미나 비유적 수사만을 말하지 않는다”고 선언하며 거칠고 투박한 언어 속에서 현실의 절실함을 드러낸다.

“통일하자는 / 그 절절한 말이 다가오지 않는다”라는 구절에서 시인은 통일에 대한 열망이 소원해진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그는 ‘내미는 손’과 ‘던지는 돌’이라는 비유를 통해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어조와 어법은 해방 이후의 한국 현대사를 깊이 있게 탐구하며, 잊혀져가는 남북통일의 열망을 북돋우고 있다.

특히 2부 ‘광주를 노래하다’에서는 1980년 광주의 비극을 산 자와 죽은 자의 시선으로 재조명하며,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그리고 해외의 저항 사례를 통해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권순긍 교수는 “최기종 시인의 언어는 구수하고 인정이 넘치지만 메시지는 명쾌하다”고 평가하며, 그의 시가 민중의 저항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나종영 시인도 “이번 시집은 우리 민족 현대사에 대한 질곡의 기록”이라며, 역사왜곡이 만연한 오늘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기종 시인은 1956년 전북 부안 출신으로 1992년 교육문예창작회지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82년부터 교사의 길을 걸었고 ‘전교조’ 파동으로 해직의 길을 걷기도 했지만 굳건하게 교육운동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목포지회장을 맡아 전교조 조직을 이끌어나갔다. 1994년 복직된 뒤에도 안주하지 않고 목포지회장, 신안지회장 등을 맡아 교육운동에 헌신했다. 현재 민족작가연합 상임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

만나자작품감상]
 

만나자
 

만나자
일 없어도 만나자
좋은 사람 좋은 사람끼리
그리운 사람 그리운 사람끼리
못내 만나서 그날이 되어보자

만나자
어느때라도 만나자
추석도 설일도 단오도 좋다
봄꽃처럼 북상하며 만나자
단풍처럼 남하하며 만나자

만나자
톡 까놓고 만나자
그러면 아픈 사랑 피어나겠지
척진 사랑도 맺힌 사랑도 풀어지겠지
못내 두근두근 없는 사랑도 생겨나겠지

만나자
어디에서라도 만나자
서울도 좋다 평양도 좋다
동파랑도 좋다 서파랑도 좋다
기미년의 아, 조선의 자주민으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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