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7일 중국산 저가 심레스 카본 파이프를 수입, 파이프에 기재된 상표 및 원산지 표시를 고가의 일본.유럽산으로 스텐실 마킹하는 수법으로 위조해 대량으로 유통시킨 수출입업체 H사 대표 최모(53)씨를 대외무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같은 회사 직원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H사로부터 파이프를 공급받아 산업현장에 유통시키고 동남아 지역에 수출한 유통업체 L사 대표 나모(51)씨 등 19명을 입건했다.
심레스 카본 파이프는 이음매 없이 통으로 만든 강철 파이프로, 용접 방식보다 내구성이 높아 고부가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주요 용도는 조선, 중장비, 발전, 에너지 플랜트 등 주요 산업의 고압, 고온의 유체 흐름을 견디기 위한 기자재로 주로 사용된다.
최씨 등 3명은 2010년 11월부터 1년 간 H사 공장에서 저가에 수입한 중국산 심레스 카본 파이프 1만9000본의 상표 및 원산지 등을 스텐실 마킹 방법으로 고가의 일본산.유럽산으로 위조해 100억 원 상당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스텐실 마킹 위조방법은 중국산 파이프에 표시된 상표 및 원산지를 시너로 닦은 뒤 기름종이로 된 마킹지를 파이프에 대고 스프레이 락카로 일본산 등으로 위조하는 수법이다.
나씨 등 19명은 2010년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상표 및 원산지 위조 사실을 알면서도 H사 파이프를 공급받아 20~30% 정도의 이윤을 남기고 원자력발전소, 화학.건설.중공업.해양, 가스공사 등 국내 대기업 등에 유통하고,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검정되지 않은 저가의 중국산 심레스 카본 파이프를 국내 원자력발전소, 정유.화학시설, 중공업 등 중요 국가기간 산업에 유통해 안전사고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이 높다"며 "심레스 카본 파이프는 채산성 문제 등으로 국내 생산이 전무해 이런 수법의 범행이 오랜 관행이라는 업계 진술 등을 미뤄 범행 규모는 100억 원이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