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윤심 시인이 첫 시집 《속울음으로 꽃망울 맺고》를 발간했다.
1996년 시로 등단한 지 30여 년 만에 선보이는 이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된 83편의 시가 실려 있으며, 일상에서 마주한 그리움과 내면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풀어낸 작품들이다.
이번 시집은 난해하지 않고 쉽게 읽히는 언어로 표현되어, 독자들이 시인의 감정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다. 강윤심 시인은 기교를 배제한 순수하고 담담한 표현으로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달한다.
해설을 맡은 양전형 시인은 강 시인의 시적 진술을 “꾸밈없이 참 순수하다”며 “쉬운 표현 뒤에 숨겨진 깊은 사연과 여백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강윤심 시인이 마치 “제비꽃”처럼 세상의 아름다움에 순응하며 청초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집의 내용은 강 시인이 겪은 깊은 개인적 슬픔 특히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시집에서 보여주는 시인의 마음은 단순히 슬픔에 머무르지 않는다. 담담한 어조 속에서도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이 엿보이며 일상 속에서 이어지는 묵직한 감정의 흐름이 독자들에게 진심을 전한다.
강윤심 시인은 1960년 제주 표선면 하천리에서 태어났으며 1996년 MBC 여성백일장에서 금상을 수상하고 《해동문학》에 시 부문으로 등단했다. 현재 한라산문학동인과 제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시집은 강윤심 시인의 삶과 내면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작품으로 일상 속에서 마주한 사소한 순간들이 아름다운 시적 언어로 승화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한그루 刊, 가격 10,000원.
[작품감상]
가을밤
창가로 돌아 눕는다
그해 팔월의 새벽비
처벅처벅 꿈길를 낸다
젖은 발목으로 떠나는
뒷모습이 아프다
강물 따라 물결 이루며 건넜을까
매일밤 창가 쪽으로
돌아 눕는 어머니
구슬픈 귀뚜리 이명으로 옵니다
소나기
왜 다시 돌아왔니
홀로 걸어가는
뒷모습 보며
하늘도 어찌할 수 없는
사랑이구나
그 발끝까지 젖고 있는
네가 품은
설운 가슴에 피어 지지 않는
몰래 울다 들켜버린 그리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