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 인문대학(학장 조성식)은 매주 진행하는 석학 강좌의 일환으로, 이번 주 27일 인문학최고지도자과정에서 박여성 교수(제주대학교 독일학과)의 강의를 진행한다. 주제는 ‘제주와 스토리텔링’ 이다.
박 교수는 최근 관광의 경향이 소비와 이득을 추구하는 목적관광에서 관광 자체를 즐기는 ‘체험 관광’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이야기 자원을 가진 제주도가 스토리텔링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 교수는 스토리텔링이 단순한 관광 홍보를 넘어 제주의 관광자원에 글로벌 경쟁력을 부여하고, 고립된 지역성의 한계를 극복하는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특히, 프랑스의 ‘에비앙’ 생수가 브랜드 신화를 구축한 사례를 언급하며, 제주 ‘삼다수’가 제주 신화와의 연계를 통해 보다 강력한 브랜드 가치를 형성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이에 따라 그는 체험관광 시대에 맞춰 자연 감상 중심의 관광에서 벗어나, 역사·문화·체험 교육을 아우르는 스토리텔링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강연에서는 제주형 스토리텔링을 ‘자연형 스토리텔링’, ‘문화형 스토리텔링’, ‘과학형 스토리텔링’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소개하며, 이를 통해 제주가 국내외 관광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국제적 기호학 연구자로서의 학문적 업적
박여성 교수는 기호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2007년 기호학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학술지 ‘기호학회지(Zeitschrift fuer Semiotik: ZfS) 제29권 1호’의 편집자로서 출간을 주도한 바 있다.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의 기호학회가 공동으로 간행하는 이 학술지는 인문과학논문 인용색인(A&HCI) 등재지로, 비유럽권 학자가 독일 인문과학 학술지의 편집자로서 학술지 전체를 간행한 것은 박 교수가 처음이었다.
당시 세계기호학회 명예회장인 롤란트 포스너(Roland Posner) 교수와 독일기호학회의 의뢰로 박 교수가 출간한 ‘ZfS 제29권 1호’에는 이어령 전 이화여대 교수, 최용호 한국외대 교수 등 한국 기호학계의 주요 학자 8명의 논문이 독일어로 번역되어 실렸다. 이는 한국 기호학 연구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박 교수는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독일 뮌스터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독일 뮌스터 대학교 초빙교수와 한국기호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제주대학교 독일학과 및 스토리텔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번 강연은 제주 관광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는 중요한 자리로, 관광 및 문화 콘텐츠 산업 관계자뿐만 아니라 기호학, 스토리텔링, 브랜드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깊은 통찰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