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준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말은 욕망하지 않는다》가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조선시대 제주에서 전마 육성에 평생을 바친 인물인 김만일의 삶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김만일은 임진왜란 당시 군사적 필요로 인해 전마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전쟁 이후에는 전마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며 제주의 말 산업을 세계적인 명성으로 이끈 인물이다.

김만일은 본래 과거에 급제해 벼슬길에 나섰으나 어느 날 흥국사에서 만난 귀인과의 대화를 통해 전마를 기르는 것이 자신의 사명임을 깨닫고 제주로 돌아간다. 그는 제주의 동남쪽 한라산 기슭에 전마를 기르는 장터를 마련하고 이를 기초로 말 품종을 개량하고 체계적으로 말 산업을 경영하며 성공을 거두었다.
김만일은 “조선의 명마는 내 손에서 만들어질 것이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전마의 품질을 끊임없이 개선해 나갔으며 제주의 말은 한양의 사대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그가 기른 말은 단순한 동물이 아닌 귀족들이 찾는 고급 애장품이자 군사적으로 중요한 자원으로 여겨졌다. 특히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그는 전마 100필을 자발적으로 헌납하며 헌마공신이 된다.
김만일은 단순히 말을 기른 것이 아니라 당시 제주를 둘러싼 정치적, 경제적 환경 속에서 끊임없이 싸워야 했다. 그는 수많은 모함과 지역 수령들의 횡포에 굴하지 않으면서 품종 개량에 성공하고 제주 말의 우수성을 증명해냈다. 또한, 명나라의 지나친 공마 진상에 맞서 제주 말의 보호를 위해 500필의 말을 직접 한양으로 진상하는 등의 용기를 보였다. 그 결과 그는 종2품 벼슬을 제수받았고 그의 자손들은 제주 산마장 감독관직을 승계하는 특전을 받게 되었다.
작품은 김만일의 이러한 삶을 통해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역사를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깊이 탐구한다. “욕망은 파도를 넘고”라는 작품의 한 구절처럼 김만일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수많은 어려움을 헤쳐 나갔고 그 과정에서 욕망의 올바른 추구가 어떻게 세상에 빛을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말은 욕망하지 않는다》는 욕망이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그 복잡한 본질을 탐구한다. 작가는 김만일의 삶을 통해 인간이 겪는 욕망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동시에 그려내고 있으며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비록 욕망이 때때로 왜곡되어 타인에게 고통을 줄 수 있지만, 올바른 욕망은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작품을 통해 작가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중요한 질문을 던지며 인간의 욕망을 어떻게 관리하고 추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유도한다. 강준 작가는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인간 욕망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만든다.
강준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그는 제주 애월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1987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당선되며 문단에 등단했다. 이후 장편소설 ‘붓다, 유혹하다’(2014), ‘사우다드’(2017), ‘제주렙소디’(2021) 등을 발표하며 꾸준히 문학적 성과를 거두었다. 강준 작가는 제주문학관 초대 명예관장을 역임하며 제주 문학의 발전에도 기여한 바 있다.
이번 작품 역시 그가 제시하는 인간 욕망에 대한 탐구와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잘 담아내어, 독자들에게 깊은 사유를 불러일으킨다. 《말은 욕망하지 않는다》는 작품은 단순히 역사적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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