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간 2구역에 관광휴양형 지구단위계획 허용, 사실상 개발 가능

제주도가 중산간 지역의 보전 의무를 사실상 포기하고 대규모 관광개발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도시관리계획 수립 기준안을 상임위에서 통과시켰다. 해발 300m 이상의 중산간 지역을 두 개 구역으로 나누어, 2구역에 관광휴양형 지구단위계획 등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 기준안은 사실상 개발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 제주환경운동연합은 강력히 반발하며, 제주도의회에 본회의 상정 중단을 촉구했다. 환경단체는 26일 성명서를 통해 “그 어느 도정에서도 없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제주도가 중산간 지역 보전 의무를 포기하고 개발로의 전환을 시도한 것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또한, 제주도의회가 제대로 된 토론 없이 이 안을 가결한 것에 대해 “중산간 지역의 생태적 가치와 제주도의 보전 의지를 훼손하는 중대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도시관리계획 수립 기준안은 제주도의 2040 도시기본계획을 기반으로, 중산간 지역을 두 구역으로 나누어 2구역에 관광휴양형 지구단위계획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에 보전지역으로 간주되어 온 중산간 지역이 이제 대규모 관광개발이 가능한 지역으로 규정된 것이다. 특히, 중산간 1구역은 개발을 엄격히 제한하되, 2구역은 관광휴양형 개발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설정됐다.
환경단체는 이 기준안이 “한라산과 해안을 잇는 중요한 생태축 역할을 하는 중산간 지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제주도의 환경 보전 정책과 상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중산간 2구역에 대해서는 골프장이 제외된 '애월 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사업' 등 대규모 관광시설이 가능해져, 개발 사업에 대한 우려를 더욱 증대시켰다.
제주도의 도시기본계획에서는 중산간 지역의 보전 필요성을 강조하며, 해발 300m 이상의 지역을 보전강화구역으로 설정하고, 200m에서 300m 사이를 선 계획구역으로 설정하여 관리 방안을 제시했지만, 제주도는 이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립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이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하며, 도의회 본회의에서 재논의의 기회를 얻거나 부결을 통해 제주도의회가 중산간 지역 보전에 대한 의지를 확립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 기준안에 따라 애월 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추진될 경우, 골프장을 제외한 대규모 관광시설이 3층 이내 규모로 건축 가능해진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2구역의 개발을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부분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은 대규모 개발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지역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제주도의 향후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