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화 시인의 신작 에세이 《순간이 소중해지는 순간》이 출간됐다. 산을 오르며 인연을 기록했던 전작에 이어, 이번 에세이에서는 작가로서의 길과 일상 속에서 마주한 사유의 순간들을 담았다.
이 책은 작가가 마흔세 편의 글을 통해 각 글의 주제와 관련된 미덕을 키워드로 소개하며 시작된다.
감사, 결의, 너그러움, 목적의식, 배려, 사랑, 신뢰, 용기 등 마흔세 가지 미덕을 통해, 작가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에서 어떤 말과 행동이 필요한지, 그리고 그 순간들이 어떻게 미덕으로 발현될 수 있는지에 대해 사유한다. 그 과정에서 용기가 필요한 순간, 신중함이 필요한 순간을 잊지 않도록 돕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책 속에서는 작가의 일상과 사유가 잔잔한 어조로 풀어져 있다. 가족과 벗,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을 통해 사람살이의 즐거움과 쓸쓸함을 돌아보며, 여행길에서의 경이로움을 소개하기도 한다.
글을 쓰는 일의 환희와 고독을 기록하고, 지나간 시간에 대한 그리움과 새로운 다짐을 읊조린다. 《순간이 소중해지는 순간》은 매 순간의 미덕을 품고 나를 다지는 시간이자, 베풂과 나눔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김선화 시인은 부산 출생으로, 2016년 《시와 소금》 시조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는 《사람이 흐르다》, 《숨, 길 위로 흐르다》, 에세이집 《함께 오를래요?》 등이 있으며, 이번 신작 에세이 《순간이 소중해지는 순간》을 통해 그만의 깊은 사유와 따뜻한 감성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저자는 부산 출생. 2016년 《시와 소금》 시조 부문 신인상 수상. 시집 《사람이 흐르다》, 《숨, 길 위로 흐르다》, 에세이집 《함께 오를래요?》 등이 있다.
한그루 刊 15,000원
■ 책 속에서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달빛 아래 모여 춤을 춘다. 6월 달빛 명상은 청도의 사과나무 농장에서 이루어졌다. 깊은 산중이라 그런지 달빛이 깊고 그윽했다. 과묵하지만 은근한 미소를 보내며 안주인 옆에서 그림자처럼 움직이는 바깥주인을 닮았다.” (45-46쪽)
“아침에 어디서 베인지도 모르고 손가락 끝에 붉게 맺힌 피를 보며 생각이 참 많다. 때때로 우리는 동그란 어떤 것에 베이기도 한다. 동그랗고 예쁘고 반질반질한 것에도 다칠 수 있다.” (88쪽)
“가을이 되면 우리 가족은 전어를 먹는다. 그래서 할머니가 보고 싶으면 그 음식을 먹게 되나 보다. 구포시장에 들러 전어 한 접시를 먹고 와야겠다. 박하사탕과 전어는 내게 외할머니이자 그리움의 또 다른 이름이다.” (123쪽)
“인생이 참 재밌다. 좋은 일과 안 좋은 일은 동전의 양면처럼 같이 온다. 기뻐도 너무 기뻐 말고 슬퍼도 너무 슬퍼할 필요는 없다. 세잎클로버가 더 좋다. 행운을 찾기 위해 무릎을 구부리고 앉아 뒤적이는 것도 좋지만, 행복을 주는 세잎클로버를 한 움큼 건져 올려 눈앞에 두고 싶다.” (1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