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06-05 22:22 (목)
[신간] 박미윤 소설가 청소년 장편소설《미래 소녀 예나》 발간
[신간] 박미윤 소설가 청소년 장편소설《미래 소녀 예나》 발간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4.12.12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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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윤 소설가 청소년 장편소설《미래 소녀 예나》 표지
▲ 박미윤 소설가 청소년 장편소설《미래 소녀 예나》 표지 ⓒ채널제주

최근 박미윤 소설가가 청소년 장편소설 《미래 소녀 예나》가를 발간했다.

이 소설은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세상이 초토화된 2051년, 그레이스 호라는 배에서 살아남은 일부 인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립된 바다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에게 연료가 떨어지면서 주인공 예나는 자신이 타임슬립에 적합한 유전자를 가졌음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그녀는 2026년의 제주로 시간 여행을 떠나, 바이러스를 막고 인류를 구하기 위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예나는 과거로 타임슬립한 후,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그 과정에서 그녀의 엄마와 아빠가 숨겨온 비밀을 알게 된다. 과연 예나는 바이러스를 막고 인류를 구할 수 있을까?

이 이야기는 바이러스, 디스토피아, 타임슬립 등 판타지적 요소를 바탕으로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또한, 우정, 믿음, 용기와 같은 미덕을 강조하며 청소년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박미윤 작가는 이 책을 구상하면서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느낀 감정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녀는 "과학자들은 5년 이내에 다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창궐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두려움 속에서 예나는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자며 내 손을 잡았다. 우리는 지구 환경과 기후 위기에 대해 얘기하자"고 전하며, 청소년 독자들에게 예나와 함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힘을 찾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책은 코로나 팬데믹을 경험한 우리에게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현재의 과제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박미윤 소설가는 2009년 제주신인문학상 수상 이후 백록문학상, 영주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활동을 이어왔다. 대표작으로 소설집 『낙타초』(2016), 장편소설 『연인』(2020), 소설집 『조용한 외출』(2022), 장편소설 『미래 소녀 예나』(2024) 등이 있다. 제주문인협회, 제주펜, 애월문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애인 소설동인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한그루 刊 가격 14,000원

작가의 말
“나는 이 소설을 코로나 팬데믹 중에 구상했다. ‘미래에서 누군가 타임슬립해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기 전에 막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미래인은 바이러스에 해박한 전문가가 아니라 소녀였다. 그 소녀가 바로 예나였다.”

박미윤 작가는 팬데믹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 불안과 기후 변화에 대한 경고를 담아냈다. "청소년 여러분들이 예나의 손을 잡고,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고 전하며 이 소설을 마무리했다.

책 속의 한 장면

갑판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언제나 바다뿐이었다. 2026년에 창궐한 바이러스 이름은 사일런스였다. 바이러스로 인류 대부분이 사라지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바다에서 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바다는 언제나 그레이스 호의 배경이었다. 숙주가 없어지면 바이러스는 힘을 쓰지 못하기 때문에 그레이스 호에서는 몇 년에 한 번씩 육지로 선발대를 보내 계속 육지에서 살아갈 방법을 찾았다. 선발대가 육지 상륙을 했지만 사일런스 바이러스 변종은 선발대를 모두 감염시키고 영원히 잠재웠다. 대신 자연이 그동안 인류가 쌓아놓은 문명을 먹어치우고 있었다. (18쪽)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야. 같이 차 마시러 갔는데 각자 스마트폰에 신경 쓰느라 대화가 되지 않는 상황을 상상할 수 있겠니? 또 온라인에서 왕따를 당하면 심한 우울증에 걸리거나 자살을 하는 학생도 있었단다. 예나 양은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그 이면의 그림자도 알아둘 필요가 있어.”

“네? 뭐라고요? 온라인 왕따라고요? 알았어요. 내가 과거로 돌아가면 다른 학생을 온라인 왕따든 오프라인 왕따든 왕따를 시키는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 (45쪽)

나의 학교생활은 무난했지만,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내 임무를 하기 힘들었다. 집에서 예습, 복습은 당연히 생략하고 과제를 하지 않고 다른 아이들이 거의 다니는 학원을 가지 않아도 시간은 부족했고 며칠 동안 KV연구소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내가 이러려고 타임슬립한 게 아닌데. 걱정은 하면서도 밤에 이불 속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숏폼을 보다 보면 먼저 본 것과 연관이 있으면서 더 재밌어 보이는 동영상이 계속 떴다. 그러다 보면 밤이 깊어졌고 눈을 뜨면 학교 갈 시간이 코앞이었다. (63쪽)

“우리 연구소에서 바이러스? 인류 멸종? 그게 무슨 말이야?”

마리 언니는 사일런스 바이러스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처럼 깜짝 놀란 얼굴이었다. 나는 마리 언니에게 내가 미래에서 왔다는 긴 얘기를 했다. 마리 언니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영과 정찬, 요한 아저씨를 쳐다보았다. 그들의 표정에서 내 말이 모두 사실인 걸 알아채고 마리 언니는 나에게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바이러스가 언제 퍼진다는 거니?”

“이제 육 개월도 안 남았어요.” (126쪽)

“이 세상은 이미 썩었다. 사람들은 불평등한 삶에 고통당하고 약자는 어떻게 해도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시스템이지. 그리고 인간이 지구에 어떻게 했는지 봐라. 내가 바이러스를 퍼뜨리지 않았어도 지구는 빠르게 오염되고 온난화로 끓고 결국 지구는 기후 변화로 멸망했을 거다. 코로나 팬데믹 때 인간들이 집에 갇힌 덕분으로 일시적으로 강은 깨끗해졌고 숲은 다시 푸르게 우거졌다. 지구가 인간이 없는 상태에서 자생력을 회복하면 인간은 다시 육지에서 새 삶을 시작하면 된다. 그때는 잘못을 다시 범하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삶을 이어가는 거다.”

나는 아빠의 말을 들을수록 거기에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그러다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134쪽)

나는 열흘 만에 백신 합성식을 다 외웠다. 종이 몇 장에 백신 합성식을 그려놓고 부장님께 보여드렸다.

“감사해요. 제 친구들을 살릴 수 있겠어요. 그리고 인류도.”

“정말 잘했다. 백신 이름은 어떻게 할까? 네 자체가 백신이 되기도 할 거니까, 네 이름을 따서 예나 백신 어떠니, 엄마도 그걸 원할 것 같은데?”

엄마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내 이름을 예나라고 지어놓았다. 가슴이 뭉클해졌다. (1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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