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초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제주 랜딩 카지노 145억 횡령 사건'의 주범이 사건 발생 4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경찰청은 지난달 27일, 인터폴 수배를 통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검거된 외국인 여성 A씨를 국내로 송환한 뒤 구속·송치했다고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2021년 1월, 제주 랜딩 카지노의 재무담당 임원이었던 외국인 여성 A씨가 회사의 현금 자산 145억 원을 횡령했다는 신고였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2020년 1월 회사 경영진 교체로 내부가 어수선한 틈을 타, 카지노 내 VIP 대여 금고에 보관 중이던 자금을 외국인 남성 B씨의 개인 금고로 옮기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직후 A씨와 B씨는 해외로 도주했으며, 이후 경찰은 이들을 인터폴 적색수배자로 지정하고 국제 공조를 요청했다.
제주경찰청은 사건 초기부터 현금 흐름을 추적하며 환전소 직원 등 공범 4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B씨의 카지노 금고와 공범들이 보관 중이던 피해 자금 총 134억 원 상당을 압수했다. 다만, 범행 주도자인 A씨와 B씨는 국내로 입국하지 않아 사건은 한동안 미제 상태로 남아 있었다.
경찰청은 2024년 2월 A씨를 '핵심 도피사범'으로 지정하고 아세아나폴(ASEANPOL) 및 인터폴과 협력해 집중 추적에 나섰다. 약 9개월 간의 노력 끝에 UAE 인터폴이 A씨를 검거했고, 이후 경찰청 국제협력관과 주두바이 대한민국 총영사관은 송환 작업을 신속히 진행했다.
김수영 제주경찰청장은 "이번 사건을 통해 대한민국 법질서를 위반하는 범죄는 국적과 경계를 불문하고 끝까지 추적해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아울러 "범죄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범인 A씨의 송환 및 구속으로 사건의 실체가 대부분 드러난 가운데, 법적 절차를 통해 최종 결말이 어떻게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