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이원경 작가 동화집 《섬이 사라졌다》 표지](/news/photo/202410/97114_100964_1055.png)
제주아동문학협회 소속의 이원경 작가가 신작 동화집 《섬이 사라졌다》를 출간했다. 이 책은 어린이들과 함께 읽고 깊은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다섯 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각 이야기들은 다음과 같은 주제를 다룬다. <섬이 사라졌다!>에서는 서귀포를 지키는 고래섬을 배경으로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탐구한다.
<꼬리 잘린 돌고래>는 제주의 남방큰돌고래 관광을 통해 ‘우리 모두의 환경’과 생태에 대한 인식을 높인다. <바다에서 온 편지>는 우연히 발견한 유리병 속 편지를 통해 어린이들의 꿈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한다.
또한 <아빠의 선물>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메시지를 담은 감동적인 이야기로, 슬픔과 현실을 동시에 다룬다. 마지막으로 <꽃비가 내리면 꽃별이 떠요>는 다양한 사람들이 각기 다른 생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다르게 생각하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원경 작가는 어린이들이 우정, 환경, 꿈, 죽음, 사회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또한 각 이야기의 말미에는 네 컷 웹툰이 삽입되어 흥미를 더하고, 독자들이 생각하며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원경 작가는 〈대한민국 행복 나눔〉 문예콘텐츠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으며, 제주 서귀포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글을 쓰고 있다.
■ 책 속에서
바닷가 식당에 한 가족이 이사를 온 뒤, 한 남자아이가 언제나 고래섬을 쳐다봤어요. 그 아이가 고래섬 코앞으로 와서, 자기 이름도 말하고 고래섬을 좋아한다고 말해서 고래섬도 민수를 알아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침저녁으로 인사를 하는 민수가 귀엽기도 했지요. 사람들은 고래섬이 환하게 보일 때나 관심이 있지, 자기들 일이 바쁘면 고래섬이 그곳에 있는 줄도 모릅니다. 그래서 고래섬이 매일 밤 자정이 되면 바다를 순찰하는지도 몰라요. 그런데 오늘 민수에게 딱 걸렸으니 걱정이네요. 이 비밀이 알려지면 고래섬은 이제 정말 이 자리에서 꼼짝 못 할 텐데요. (13쪽 ‘섬이 사라졌다’)
창우는 지금 아빠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창우는 콩닥거리는 가슴을 가라앉히며 용기를 냈어요.
“아빠, 그게 불법이래요. 그리고 서귀포에 사는 남방큰돌고래는 멸종 위기에 있대요. 어쩌면 제가 아빠 나이가 되면, 서귀포 바다에서 더 이상 돌고래를 못 볼지도 몰라요. 지난번에 아빠 배에 탔을 때 꼬리가 잘린 어린 돌고래를 봤어요. 불쌍했어요. 아빠, 제 목에 누가 버린 낚싯줄이 칭칭 감겨 있다면 어떻겠어요? 아빠, 이제 돌고래 관광하지 마세요? 네?” (40쪽 ‘꼬리 잘린 돌고래’)
집에 오자마자 가방은 침대에 휙 던지고, 책상에 앉았어요. 그리고 책상 서랍 깊숙하게 숨겨 놓은 편지를 꺼냈어요. 이제 앱을 켜고 편지를 스캔하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겠죠. 가슴은 쿵쿵거리고, 손도 떨려요. 진짜 보물 위치를 알려준 편지일까요? 호주에 사는 사람이 왜 병 속에 편지를 넣고 바다에 던졌을까요? 정말 궁금합니다. (54쪽 ‘바다에서 온 편지’)
“무슨 일은? 하늘에서 너희들이 보고 싶어 안달이 난 게지. 엄마 생각엔 아빠가 단지 생일 챙겨 주기를 정말 간절하게 원한 것 같아. 다움이도 이해할 수 있지?”
따뜻하게 안아 주는 엄마의 품에 안겨 다움이는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난 뒤, 철없는 단지를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과 엄마를 힘들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참고 참았던 눈물입니다. (67쪽 ‘아빠의 선물’)
엄마는 아빠처럼 손으로 꽃비를 받으며 그 자리에서 빙그르르 한 바퀴 돌았어요. 하영도 엄마를 따라 빙그르르 돌았어요. 그러다 하영이 큰 도로 바닥을 봤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아빠가 청소하던 그 회색빛 도로에 분홍 꽃별이 가득했어요. 저 하늘 수많은 별처럼 달빛에 비쳐 반짝반짝 빛나는 분홍 꽃별이요. (85쪽 ‘꽃비가 내리면 꽃별이 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