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국해운협회가 ‘2032년 우리나라 해기사 공급이 수요에 비해 8,600명 부족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한 가운데, 우리나라 해양·수산계 고등학교·대학교 졸업자 10명 중 4명은 해기사의 길을 선택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대림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갑)이 해양수산부가 제출한 ‘국내 해양 관련 학교 졸업생 관련 분야 취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21년 이후 우리나라 17개 해양·수산계 고등학교·대학교 졸업생 5,109명 중 해기사 등으로 취업한 이들은 63.5%인 3,242명으로 36.5%인 1,867명은 다른 길을 선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우리나라 17개 해양·수산계 고등학교·대학교 가운데 한국해양대학교와 목포해양대학교, 부산해사고등학교, 인천해사고등학교 등 4개 학교의 경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배출된 졸업생 3,507명 중 82.7%인 2,900명이 졸업 후 해기사 등으로 취업하는 것을 선택했으나, 나머지 13개 해양·수산계 고등학교·대학교를 졸업한 1,602명 중 해기사 등으로 취업한 졸업생은 고작 21.3%, 342명에 불과했다.
학교별로는 전국 최대 규모의 수산·해운 관련 특성화고등학교인 인천해양과학고의 취업률이 7.7%로 가장 낮았고, ▲강원도립대 9.2%, ▲제주 성산고등학교 14.6%, ▲전남대 17.6%, ▲경상국립대·충남해양과학고 17.9%, ▲제주대 19.0%, ▲부경대 19.7%, ▲포항 한국해양마이스터고 25.6%, ▲완도수산고 36.5% 순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는 이처럼 해양·수산계 고등학교·대학교 졸업생이 해기사 등으로 취업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아직 어린 학생들이 승선 및 단체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진로를 변경한 것으로 듣고 있으며, 학생들이 단체 생활을 하면서 향후 자신의 진로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고민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문대림 의원이 국내 해기사 자격 보유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취업 해기사 1만 9,675명 중 41.9%인 8,247명이 60세 이상 고령 해기사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25세 미만 해기사는 4.1%(815명), ▲25~29세 해기사는 11.1%(2,192명), ▲30대 해기사는 10.9%(2,149명), ▲40대 해기사는 11.2%(2,213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문대림 의원은 “해양·수산계 고등학교·대학교 졸업생 가운데 상당수가 해기사 등으로 취업하지 않고, 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해양수산부가 인생 2막을 준비하는 30대·40대 퇴직자들이 전문적인 해기사 교육을 받은 후, 우리나라 해양산업을 이끌 인력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인력 수급 체계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대림 의원이 해양수산부가 제출한 인천해사고 부설 해기교육원‘6급 해기사 양성 과정’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23년 5월‘1기 6급 해기사 양성 과정’을 처음으로 시작한 후, 지난 1년여간 총 120명의 6급 해기사 교육생이 선발되었고, 이 가운데 85.0%인 102명이 6급 해기사 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인천해사고 해기교육원에서 제공하는 ‘6급 해기사 양성 과정’이 제주, 부산, 목포, 포항 등 다른 지역에도 신설된다면, 해기사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대림 의원은 “인천해사고 해기교육원 ‘6급 해기사 양성 과정’을 통해 지난 1년간 100명 이상의 해기사가 배출되는 등 큰 성공을 거둔 만큼, ‘6급 해기사 양성 과정’이 전국으로 확대된다면, 매년 수백 명의 해기사가 신규 배출되어 해기사 인력 부족 문제가 해결될 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재취업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양수산부가 ‘6급 해기사 양성 과정’의 전국 확대를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