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대학교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센터장 윤영민)는 희생 직전에 구조된 흑비둘기 2마리를 무사히 치료하고, 지난 2일 서귀포시 보목동 해안에서 자연의 품으로 되돌려보냈다.
이 흑비둘기는 서귀포시 서귀동에서 포식자로부터 공격당한 후 교상에 의한 흉골 골절로, 또 한 개체는 서귀포시 강정동의 한 건물에서 유리창 충돌로 인해 쇄골 골절 및 뇌진탕으로 부상당해 지난달 3일과 18일 각각 구조되어 치료를 받아왔다.
구조센터는 흑비둘기 피부의 개방 상처 봉합과 주사요법을 통한 진료와 생태 특성에 따른 먹이 공급, 영양제 투여 등 맞춤형 밀착 관리로 재활을 도운 끝에 이날 자연으로 복귀했다.
외딴섬 숲속에 한정된 지역에서만 분포하는 흑비둘기는 덧나무 열매와 후박나무 열매를 선호하며 씨앗 또는 작은 곤충과 벌레를 먹이로 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봄에 1개의 알을 낳아 18일 만에 산란하여 30일 간 어미와 같이 지낸다. 이름처럼 깃털은 검은색이나 목 주변은 진주빛 광채가 특징이며 몸길이는 40cm내·외이다. 경계심이 강하고 개체 수가 적어 관찰하기 쉽지 않은 종이기도 하다.
신비스런 흑비둘기는 멸종위기종 2급과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받고 있으며 IUCN(국제자연보존연맹)의 Red Iist에서 위기근접종(NT)으로 분류되어 있다. 제주에선 서귀포시 범섬이 핵심적인 번식지이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김완병 박사(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흑비둘기는 생태환경에 매우 민감하여 후박나무 군락 외에 생활환경이 극히 제한되어 있기때문에 흑비둘기 생존은 곧 서식지 보호와 직결된다”고 강조하면서 “생물학적 연구 가치가 높아 제주지역 외딴섬 서식지 조사와 함께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