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5월26일(현지시간) 밤 9시15분께 칸의 레드카펫에 선 한국의 신구 남녀배우들은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한국인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한껏 과시하며 세계인에게 한국을 알렸다.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도 구기지 못한 이들의 레드카펫 패션 뒷얘기가 흥미진진하다.
첫 해외영화제 레드카펫이 세계 최고권위의 칸이었던 만큼 김효진(28)과 소속사의 고민은 컸다. 한국에서는 물론, 프랑스 현지에서도 고민은 계속됐다. 김효진은 24일 "드레스를 열 벌 정도 갖고 왔는데 어떤 것을 입어야 할 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마침내 낙점 받은 드레스는 25일 한국에서 공수해온 '림 아크라'의 블링블링한 살굿빛 튜브톱이다. 패셔니스타 김효진의 아름다운 목선, 쇄골, 어깨라인과 어우러지며 더욱 빛을 발했다. 림 아크라는 레바논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드레스 디자이너다. 비욘세, 앤절리나 졸리, 할리 베리, 제니퍼 로페스, 마돈나, 엘리자베스 헐리 등 톱스타가 고객이다. 림 아크라의 웨딩드레스는 2007년 김희선, 최근에는 전지현이 결혼식에서 입어서 유명해졌다.
21일 '다른 나라에서'(감독 홍상수)에 이어 또 한 번 칸의 레드카펫에 선 윤여정(65)은 현지에서 구한 호화품 브랜드 '펜디'의 블랙 슬리브리스 드레스를 입고 품격을 뽐냈다. '다른 나라에서'에서는 아들이 근무하는 '도나 카란'의 갈색 롱드레스였다. "2010년 임상수 감독의 '하녀'로 제63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을 때만 해도 드레스 협찬을 받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한 번 칸에 다녀오니 대우가 달라지더라"는 윤여정의 말처럼 이번에는 여러 브랜드가 협찬을 제의해왔고, 윤여정은 그 중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고르고 고르는 행복한 고민을 만끽했다.
여배우들이 해외 브랜드를 선택한 것과 달리 남배우들은 한국의 패션디자이너에게 기회를 줬다.
백윤식(65)의 턱시도는 'via by 이정기'의 것이다. 칸 영화제를 통해 역시 처음 해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게 된 백윤식을 위해 특별히 준비됐다.
김강우(34)의 턱시도는 패션디자이너 이현찬이 만들었다. 영화 속에서 드러난 김강우의 조각 같은 몸매와 어우러지면서 빛을 발했다.
이들 배우는 '크리스천 디오르' 등 세계적 호화품 브랜드로부터 수천만원 대의 구두와 시계를 협찬 받는 등 칸의 부름을 받은 배우의 격에 걸맞는 호사를 누렸다.【칸(프랑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