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김원길(69)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총재가 사퇴하면서 신세계 해체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WKBL은 31일 오전 7시30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12년도 1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김 총재의 사퇴 수리, 신세계 구단 2개월 존속과 관련한 내용을 발표했다.
김 총재는 이사회 후 브리핑에서 "나는 지난 3월에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오늘 날짜로 사퇴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던 김동욱 전무이사의 사표도 함께 수리하는 것으로 처리됐다.
이어 "신세계와 관련해서는 2개월 정도 여유를 더 갖기로 결정했다. 현재대로 구단을 유지하면서 인수를 포함한 대책을 연맹과 5개 구단이 협력해 적극적으로 물색할 것이다"고 더했다.
지난달 13일 전격 해체를 선언한 신세계는 선수단의 사정을 고려해 당초 5월31일까지 청운동 소재 숙소와 체육관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사회가 열린 이날이 마지막이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신세계 측에 (연장)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신 급여와 선수단 유지에 필요한 경비는 WKBL과 5개 구단이 나눠서 부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구체적인 규모나 안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사회에 참석한 5개 구단 단장 모두 수긍했다.
이제 신세계 인수와 관련한 열쇠는 WKBL보다 5개 구단 쪽으로 넘어간 모양새다. 총재, 전무이사, 사무국장이 모두 공석으로 연맹의 행정은 사실상 마비 상태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오늘부터 나를 포함해서 이사진들이 모두 움직여서 후임 총재를 빨리 선택해야 하고 동시에 신세계 인수와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움직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확답을 하지는 않았지만 신세계 인수보다는 후임 총재 선임이 선행될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어쨌든 2개월 안에 후임 총재 선임, 신세계 문제를 모두 처리하겠다는 의지는 확실히 했다.
그러나 엄연히 조직의 수장이 사라지면서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오히려 5개 구단에 부담이 나눠지면서 신속하고 일관성 있는 추진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특별히 책임을 지고 나설 구단도 없다.
김 총재는 "5개 구단이 협의해서 단장 중에 한 분이 위임해서 당분간 (총재대행을)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총재는 1999년 제2대 총재로 부임한 이후 4선에 성공하며 13년 동안 WKBL 총재직을 수행했다. 국내 프로스포츠 유관 단체 중 최장수 총재다.
한편 WKBL은 신세계가 해체를 선언한 지난달 13일부터 인수를 위해 공기업을 비롯해 다수의 기업들과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긍정적인 결과를 얻지 못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