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밤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를 달군 영국 록밴드 '오아시스' 출신 노엘 갤러거(45)의 '하이 플라잉 버드 2012 내한공연'은 오아시스의 과거와 현재를 망라한 콘서트였다.
이날 공연은 지난해 9월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 오아시스 출신 얼터너티브 밴드 '비디 아이(Beady Eye)'와 필히 비견될 수밖에 없었다.
'제2의 비틀스'라는 찬사를 받으며 브릿팝의 부흥기를 이끈 오아시스는 갤러거와 그의 동생 리암 갤러거(40)를 주축으로 1991년 결성됐다. 정규 앨범 7장 모두 발표와 동시에 영국차트 1위에 올랐다. 미국시장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며 통산 7000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활동 당시 노엘·리암 갤러거 형제의 불화설에 시달렸다. 결국 2009년 노엘 갤러거가 팀 탈퇴를 선언했고 오아시스는 활동 중단을 공식화했다. 이후 리암 갤러거는 오아시스 멤버 앤디 벨(42), 겜 아처(46), 크리스 셔록(48)과 함께 '비디아이'를 꾸렸다.
7월 27~29일 경기 이천 지산포레스트리조트에서 열리는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2012'를 통해 또 다시 한국을 찾는 비디아이는 오아시스보다 복고적이고 록&롤 성향이 강한 음악을 선보인다. 지난해 첫 앨범 '디퍼런스 기어, 스틸 스피딩(Different Gear, Still Speeding)' 등에서 오아시스의 느낌이 살아있지 않은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로 인해 오아시스 때보다 파괴감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아시스 시절 절대적인 지배력을 과시했던 노엘 갤러거의 공백이 느껴졌다.
비디아이의 리암은 지난해 내한에 앞서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오아시스 곡을 연주하는 것은 노엘의 일이지 비디아이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연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듯 오아시스 시절의 노래는 단 한곡도 부르지 않은 것도 아쉬움을 더했다. 공연 시간도 60여분에 불과했다. 공연장에 모인 팬들은 1500여명 정도였다.
팬들의 요구로 이날 1차례 더 무대에 오른 노엘의 공연에는 이틀 간 4000명이 운집했다. 단순 수치만으로도 비디아이를 압도했다. 무엇보다 노엘의 공연에는 오아시스 노래가 울려퍼졌다.
팬들의 반응이 다소 미지근했던 비디아이 공연 때와 달리 노엘의 공연은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오아시스 노래든, 지난해 10월 유니버설뮤직을 통해 발매된 노엘의 첫 솔로앨범 '노엘 갤러거스 하이 플라잉 버즈' 수록곡이든 팬들은 모든 노래를 따라 불렀다.
오아시스의 '투 비 프리'로 출발한 이날 공연은 '몽키 핑거스' '슈퍼소닉' '토크 투나잇' 등 오아시스 노래와 '에브리바디스 온 더 런' '드림 온' '이프 해드 어 건…' 'AKA… 왓 어 라이프' 등 노엘의 솔로 1집 수록곡을 주축으로 꾸몄다.
화룡점정은 앙코르였다. 노엘이 '더 워롱 비치'를 끝내고 무대 뒤로 사라지자 팬들은 무반주로 오아시스의 '리브 포에버'를 부르며 노엘을 기다렸다.
마침내 노엘이 무대 위로 등장, 정규 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B사이드 곡인 '렛 더 로드 샤인 어 라이트 온 미'로 앙코르를 시작하자 팬들은 열광했다. 그리고 '왓에버' '리틀 바이 리틀' '돈트 룩 백 인 앵거' 등 오아시스 노래로 공연의 마지막을 수놓자 팬들은 향수에 젖었다.
'돈트 룩 백 인 앵거'을 2000여명이 함께 부르는 '떼창'은 어느 록페스티벌 못지 않은 감흥을 선사했다.
팬들은 2006년 첫 내한공연, 2009년 단독공연과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헤드라이너 공연 이후 처음으로 오아시스의 음악 세례를 온몸으로 받을 수 있었다.
이날은 노엘의 생일이기도 했다. 팬들은 공연 중간 노엘에게 생일 축하곡을 불러줬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그에게 생일 케이크를 안겼다. 노엘은 "생일에 한국 공연이 큰 선물이 됐다"며 "자주 한국을 찾겠다"고 밝게 웃으며 화답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