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미 시인이 최근 정감어린 제주어가 담긴 시집 <맵지롱ᄒᆞᆫ 깜냥놀이>를 펴냈다.
김 시인은 제주어로 엮은 시집을 통해, 제주어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말들을 보다 많은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전했다.
어머니와 관련된 시어는 애잔한 어머니의 그리움이 울림으로 안겨주기도 하고, 김 시인 특유의 유쾌하고 재치 있는 제주어로 된 시어는 일상의 노곤함을 달래주는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렇듯 김 시인을 기다렸던 독자에게 <맵지롱ᄒᆞᆫ 깜냥놀이>는 반가운 선물처럼 다가선다.
김정미 시인은 ‘콩나물, 옥수수 팝콘, 오래된 벽지, 팔운석, 부침개, 막걸리, 참깨 등 모어의 기억으로 에너지를 충전하여 시간 여행을 하고 있다.
장기기억에는 아무래도 어머니의 냄새인 모어가 제격인 것 같다. 모어를 스탠스 Stance로 하는 김 시인의 시의 행간에는 시인이 살아온 세월의 냄새가 시의 향기로 남아 생동하고 있다. 냄새는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잠겨 있던 기억을 다시 떠오르게 해 주었다.
‘챗 GPT’로 글 쓰는 시대에 김정미 시인의 아날로그적 글쓰기에는 막걸리 냄새가 났다. 화장하지 않은 ‘생얼’의 순박한 세월이 시의 행간마다 담겨 있다. 그 뒷모습에는 시간 여행을 통해 시대상과 사회상을 소환해 내고 있기도 하다.
시대를 관통하는 삶의 진면목이 막걸리 한잔에 탈탈 털리고 있다. 꾸밈이 없어서 더 진솔하고 순박한 김 시인의 모습이 세월의 냄새를 여과하면서 드러나고 있다.
양영길 문학박사는 “김정미 시인은 살아온 세월의 냄새를 더듬어 “어린 시절 꿈을 키워줬던”(「가시리」) 고향 마을을 찾아 “천둥 번개에 놀란 가슴// 쓸어내리”(「겉배추」)듯 시의 행간을 걷고 또 걷고 있다.“고 평했다.
김정미 시인은 2017년 격월간 『문학광장』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허당녀 염탐 보고서』를 출간했다. 돌과바람문학회, 제주어보전회, 제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열림문화 刊, 값 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