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양대영 시인 두 번째 시집 '보말'《寶襪》 발간
[신간] 양대영 시인 두 번째 시집 '보말'《寶襪》 발간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3.12.01 1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름다움과 눈물이 교차하는 은유세계로의 몰입
양대영 시인 두 번째 시집 《보말寶襪》 표지
▲ 양대영 시인 두 번째 시집 '보말'《寶襪》 표지 ⓒ채널제주

양대영 시인의 신작 시집 “보말”을 발간했다. 1부 목마름이 꽃들의 몸을 관통한다, 2부 바람에 흐트러지는 머리칼처럼, 3부 징소리는 알 수 없는 생사를 불러들이고, 4부 온몸에 새겨도 없어지지 않는 물결 등 4부에 걸쳐 55편의 시를 실었다.

“이 외줄기 허공의 길, 포기할 수 없습니다”라는 시인의 말처럼, 작가는 시를 통한 자기성찰과 관조를 멈추지 않는다.

표제작인 ‘보말’은 “버선코의 미(美)와 외로움과 눈물이 교차되게 하는 어느 버선의 한 생을 추모하는” 듯한 시다.

양전형 시인은 해설에서 “늘 시를 구상하고 창작하려면 언제 어디에 있더라도 주변 사물을 인식하는 것, 즉 관찰을 하며 다니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할 것이다. 예를 들면, 하늘에 희미하게 떠 있는 한낮의 조각달을 자세히 보는 순간 그 낮달의 피곤함이나 허공에서의 소외감이나 숨겨 있는 만월에 대한 희망 또는 자신감 등의 추측과 글 쓸 이의 감성이 버무려지며 글 소재가 되는 것이지 그 낮달을 스쳐 지나가며 아무 생각이 없었다면 자신에게 그 낮달은 없었던 거나 마찬가지다”라고 전한다.

그러면서 양대영 작가의 “은유는 독자들마다 정서적으로 각각 다른 사람들을 관중석에 앉힐 것이 분명하다.”고 평했다.

양대영 시인은 2020년 《심상》으로 등단했고, 시집 《애월, 그리고》, 시평집 《탐나국시》가 있다. 제주문인협회, 애월문학, 한라산문학, 슴슴문학 회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인터넷신문 《뉴스라인제주》 대표이사로 있다.

[작품감상]
 

보말寶襪
 

신神이 바람을 몰고 왔다

어깨가 흐느적거리는 저고리
사부작사부작 치맛자락이 문지방을 넘어오는데
둥둥 북소리 이승을 깨우고

보일락 말락 한 버선코
뒤축이 물결을 밀고 나오자
부드럽게 앞꿈치를 세워 중심을 잡는다
흐느끼는 맨발의 저 곡선

송두리째 온몸을 흔들어대는 징소리는
알 수 없는 생사를 불러들이고
그녀는 조용히 숨죽여 날갯짓을 펼친다

동쪽 바다로 작은 배 떠나갈 때
오래 인연을 맺어온 넋들이 떠오르는데
사랑의 그림자가 나지막이 노랠 읊조리며
가엾게 손짓을 해대고 있다

연잎 위에 서 있는 듯
작고 고운 버선코, 얼마나 외롭게 버텼을까
족적을 감출 수가 없다

한 순간 함께 보냈던 눈물의 시절,
돌아올 수 없는 마지막처럼 아끼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 (주)퍼블릭웰
  • 사업자등록번호 : 616-81-58266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남광로 181, 302-104
  • 제호 : 채널제주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제주 아 01047
  • 등록일 : 2013-07-11
  • 창간일 : 2013-07-01
  • 발행인 : 박혜정
  • 편집인 : 강내윤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내윤
  • 대표전화 : 064-713-6991~2
  • 팩스 : 064-713-6993
  • 긴급전화 : 010-7578-7785
  • 채널제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채널제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channeljeju.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