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현지시간) 공식 프리미어 스크리닝을 가진 홍상수(52)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는 2.1점이라는 다소 맥이 빠지는 평점을 받았다. 그것도 모자라 26일 22편 중 가장 마지막으로 공식 프리미어 스크리닝을 연 '돈의 맛(임상수 감독)'은 더 낮은 1.4점에 그쳤다. 2.1점은 경쟁부문 진출작 22개 중 16위, 1.4점은 꼴찌다.
'스크린데일리'는 스크린 인터내셔널을 비롯해 영국의 '사이트 & 사운드',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 '더 타임즈', 미국의 '뉴욕 타임즈', 프랑스의 '포지티프', 호주의 '디 오스트레일리언', 독일의 '더 타게슈피겔', 브라질의 '에스크레버 시네마', 덴마크의 '위켄드에비슨 버링스케' 등 세계 10개 유력지의 영화 전문가로부터 별점을 받아 합산 평가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뉴욕타임즈', '위켄드에비슨 버링스케', '스크린 인터내셔널' 등 3개 매체로부터 별 3개(굿)를 받았다. 반면 '포지티프', '에스크레버 시네마' 등 2개 매체에서는 별 1(푸어)를 얻는데 머물렀다.
'돈의 맛'은 '더 타임즈'로부터 별 3개를 챙겼을 뿐, '사이트 & 사운드', '디 오스트레일리언', '에스크레버 시네마', '스크린 인터내셔널' 등 4개 매체로 부터는 별 1개에 밖에 얻지 못했다. '뉴욕타임즈'는 별 대신 'X'(배드)를 매겼다.
지금까지 경쟁부문 최고점(3.3점)은 크리티안 문쥬(44) 감독의 '비욘드 더 힐즈'와 미카엘 하네케(70) 감독의 '아무르'가 함께 차지했다. '비욘드 더 힐즈'는 5개 매체로부터 만점격인 별 4개(엑셀런트), '아무르'는 별 4개를 획득하며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의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평점은 그야말로 평점일 뿐, 칸 영화제 심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칸 영화제는 외부 평론가가 아닌 심사위원단의 성향에 따라 수상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2009년 박찬욱(49) 감독의 '박쥐'는 2.4점에 머물렀다. 하지만, 그날 밤 박 감독은 3등상인 심사위원상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테렌스 멜릭(69) 감독의 '트리 오브 라이프'는 평점이 2.8점이었다. 오히려 최고 평점인 3.3점을 받은 아키 카우리스마키(55) 감독의 '르 아브르'는 아무 상도 가져가지 못했다.
2010년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아핏차퐁 위라세타쿤(42) 감독의 '엉클 분 미'는 2.4점을 받았다. '각본상'을 받은 이창동(58) 감독의 '시'는 2.7점으로 오히려 더 높았고, 아무 상도 못 받은 임상수 감독의 '하녀'는 2.2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아직까지 결과를 속단할 수 없는 이유다.
임 감독은 앞서 ""한국의 똘똘한 감독 두 명이 왔는데 뭐 하나라도 가져가야 하지 않겠냐"면서 "설령 내가 못 받고 홍 감독이 상을 타더라도 대범하게 축하해줄 것이다. 내게 기회가 꼭 이번만 있는 건 아니지 않는가. 이번에 못 받으면 다음에 또 도전하면 된다"고 말했다. 임 감독의 바람처럼 둘 중 한 사람은 칸의 남자가 될 지, 아니면 두 사람 모두 다음을 기약해야 할 지, 기적처럼 두 사람 모두 칸의 선택을 받을지는 27일 오후 7시부터 시작되는 폐막식에서 모두 가려진다.【칸(프랑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