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시인 《섬의 레음은 수평선 아래 있다》 발간
김정숙 시인 《섬의 레음은 수평선 아래 있다》 발간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3.11.20 11: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정숙 시인 《섬의 레음은 수평선 아래 있다》 표지
▲ 김정숙 시인 《섬의 레음은 수평선 아래 있다》 표지 ⓒ채널제주

김정숙 시인의 최근 시집 <섬의 레음은 수평선 아래 있다>를 발간했다.

이 시집은 1부 ‘문득 흰 바람이 불었는데’, 2부 ‘지읒 하나 차이’, 3부 ‘보말보다 맛 좋은 말’, 4부 ‘낭만 가득한 거기’ 등 4부로 50편의 시조작품을 담고 있다.

이 시집은 제주어가 시집 가득 들어 있다.

강덕환 시인은 “태초에 섬 제주에서 소통이 수단이 되었던 것은 언어가 아니고 말이었을 것이다. 문자 이전부터 말은 존재하였고, 문자를 발명하고 난 후부터 온갖 것을 문자화하려고 하였지만 쉽지 않았다. 아직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제주어로 문학하기도 마찬가지이다. 제주인의 정서와 정통성이 내포된 제주어를 매개로 하는 특색 있는 장르라고 할 수 있는 제주어문학이기에 김정숙 시징ㄴ이야말로 이 일에 가담했다면 중증 환자인 제주말을 치유하는 의사인 셈이다. 그 행위는 당연히 예술의 기원이고, 문자화하여 문학(시)이 탄생하는 배경이다. 말을 하지 않거나 표현되지 않으면 죽은 언어다.”

시집에는 제주어만의 말맛이 살아있는 시어가 생생하게 구현되고 있다. 의성어 의태어가 발달한 제주어의 특색 또한 잘 살아난다. 다른 지역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고유명사 또한 시를 따라 소리내어 읽어가다 보면 그만의 리듬과 아름다운 말맛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제주만의 정서와 섬땅의 이야기를 담는 그릇으로서 제주어의 존재와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시집이다.

김정숙 시인은 200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고, 시집으로 <나도 바람꽃>, < 나뭇잎 비문>이 있다. 제주작가회의, 제주시조시인협회, 젊은시조문학회 회원으로 시조를 쓰여 수망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작품감상]
 

놀이의 계보
 

할아버지 어려서 배튈락하며 놀았고
아버지는 어려서 줄넘기하며 놀았고
아들은 어른 돼서도 게임을 즐기지요

튈락 배는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만드셨고
넘기 줄은 아버지의 아버지가 사주셨고
게임은 아들 혼자서 골라가며 사지요

사람과 사람 사이 락樂이 줄을 넘다가
사람과 사람 사이 손뼉이 쏠리다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돈이 오고 가지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 (주)퍼블릭웰
  • 사업자등록번호 : 616-81-58266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남광로 181, 302-104
  • 제호 : 채널제주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제주 아 01047
  • 등록일 : 2013-07-11
  • 창간일 : 2013-07-01
  • 발행인 : 박혜정
  • 편집인 : 강내윤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내윤
  • 대표전화 : 064-713-6991~2
  • 팩스 : 064-713-6993
  • 긴급전화 : 010-7578-7785
  • 채널제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채널제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channeljeju.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