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제주어 생태 동시 그림책 《나는 꽃이야, 너는?》 표지](/news/photo/202310/90601_93777_464.png)
박희순 작가의 네 번째 동시집 《나는 꽃이야, 너는?》이 발간됐다.
제주의 꽃 이야기를 제주어로 지은 동시 그림책을 선보였다. 민화 작가인 신기영 작가가 꽃 그림을 맡았다.
제주는 아름다운 풍광뿐만 아니라 청정의 자연으로 많은 동식물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왔다.
제주만의 자생종과 특산종도 많고, 생물종 다양성의 중요한 공간으로 자리한다. 제주의 꽃은 생물학적인 의미에서만 돋보이는 게 아니다.
제주신화에는 곳곳에서 꽃 이야기가 나온다. 하늘의 서천꽃밭을 지키는 꽃감관 이야기가 있고, 그곳에서 피는 신기한 꽃들도 흥미롭다. 모두를 웃게 하는 웃음웃을꽃, 모두를 다투게 하는 싸움싸울꽃, 모두를 시들게 하는 멸망꽃, 죽은 이도 살려내는 환생꽃 등은 상상의 세계를 뻗어나가게 한다.
이 책에는 스무 가지 꽃 이야기가 나온다. 무심코 지나쳤던 들꽃에서부터 한라산 바위에만 붙어사는 꽃까지, 각각의 꽃에는 저만의 이야기가 있다. 작가는 그 속에 담긴 조용한 감탄과 경이를 동시로 옮겨놓았다. 꽃의 이야기를 들으며 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이 세상의 다른 존재들과 따뜻하게 어울려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함께 담았다.
소멸 위기 언어가 된 제주어를 살려 쓰기 위해 제주어로 동시를 지었고, 표준어 대역을 함께 달아놓았다. 책의 말미에는 꽃말에 얽힌 이야기와 흥미로운 식물 이야기를 실었다.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동시를 통해 아이들과 만나왔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박희순 작가는 동시 작가이자 40년간 공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피폐해진 아이들의 정서 회복을 위한 감정 코칭 동시 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속가능 생태교육, 제주어를 살려 쓰기 위한 ‘제주어 동시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SBS교육대상과 제18회 대교눈높이아동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5학년 국어교과서에 동시가 수록되어 있다.
동시집으로 『바다가 튕겨낸 해님』, 『말처럼 달리고 싶은 양말』, 『엄마는 못 들었나?』, 경계존중 그림책 『똑똑똑, 선물 배달 왔어요』가 있다.
한구루 刊60쪽 18,000원
[작품감상]
속(제주어)
툭 거껑 데껴신디
손바닥 고득 속 향기를 담앙 주민
어떵허코, 미안허영
베리지도 아녕 쓰윽 볼라 불어신디
신발 알러레부떠 코끗꼬장 향기로 감싸 주민
정말 어떵허코 미안허영
쑥(표준어)
툭 꺾어서 버렸는데
손바닥 가득 쑥 향기를 담아 주면
어떡하지, 미안해서
보지도 않고 쓰윽 밟았는데
신발 밑에서부터 코끝까지 향기로 감싸 주면
정말 어떡하지 미안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