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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임상수 '돈의 맛' 칸 수상 가능성, 6대 근거
[초점]임상수 '돈의 맛' 칸 수상 가능성, 6대 근거
  • 나기자
  • 승인 2012.05.24 2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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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권위의 칸 국제영화제는 2000년대 들어 유난히 한국영화계와 인연이 깊다. 경쟁부문만 봐도 2002년 임권택(76)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2004년 박찬욱(49) 감독이 '올드보이'로 2등상 격인 그랑프리(심사위원대상)를 받았고, 2007년에는 전도연(39)이 이창동(58) 감독의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따냈다. 박찬욱 감독은 2009년 '박쥐'로 3등상 격인 심사위원상, 2010년에는 이창동 감독이 '시'로 각본상을 챙겼다. 남은 것은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뿐이다.

이런 가운데 제65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돈의 맛'(감독 임상수)의 수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유리한 정황은 여럿이다.

첫째, 스크리닝이 영화제 폐막 하루 전날인 26일 밤 10시로 잡혔다는 점이다. 비유럽권 영화 중 스크리닝이 영화제 앞부분에 있는 경우 특별한 언질이 없으면 해당 감독과 배우들은 스크리닝을 마친 뒤 곧바로 출국하게 마련이다. 수상작으로 결정되더라도 감독이나 배우가 참석하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그래서 수상 가능성이 높은 작품은 영화제 후반부에 상영한다는 해석이다.

둘째,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티에리 프레모(52)의 비교적 긴 칭찬이다. 프레모 위원장은 이번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을 발표하며 '돈의 맛'에 대해 "클래식한 미장센이다. 의심의 여지없이 올해 칸 영화제 공식 선정 영화 중 가장 훌륭한 미장센이라 확신한다"며 "임상수 감독의 카메라 작업은 전통적인 기법을 고수했는데 이것이야말로 대단히 훌륭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셋째, 한국영화 두 편이 경쟁부문에 진출하면 한 편은 꼭 수상한다는 전례다. '올드보이'의 해였던 2004년에는 홍상수(52) 감독의 '여자는 남자는 미래다', '밀양'의 전도연이 상을 받은 2007년에는 김기덕(52) 감독의 '숨', '시'가 각본상을 차지한 2010년에는 임상수 감독의 '하녀'가 함께 경쟁부문에 올랐다. 올해는 '돈의 맛'과 더불어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가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넷째, 임 감독의 칸 영화제 경쟁부문 2회 연속 진출에도 주목해야 한다. 2010년 '하녀'는 칸 진출에 만족해야 했지만 '돈의 맛'의 경우 임 감독 스스로도 "'하녀'를 찍었을 때 전도연의 캐릭터에 대중이 몰입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번에는 그럴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하녀'보다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수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올해 칸 영화제의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이 나니 모레티(59)라는 사실이다.

이탈리아의 감독인 모레티는 그 동안 '아들의 방'(2001), '조용한 혼돈'(2008),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2011) 등을 연출했다. 2001년 '아들의 방'으로 칸에서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이 됐다.

모레티는 네오리얼리즘 이후 현대 이탈리아 영화사의 정점에 선 감독으로 작품을 통해 부패 권력을 비판하고 고발해온 좌파 성향의 인물이라는 점을 특기해야 한다. 자본 권력의 부조리를 대놓고 비판하는 '돈의 맛'에 호감을 갖게 되리라는 예상이다.

'올드보이'도 여느 해의 칸 영화제였다면 그토록 큰 상을 받는 것이 쉽지 않은 영화다. 하지만 당시 심사위원장이 미국 감독 퀜틴 타란티노(49)였던 것이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개막 초부터 타란티노가 자신의 스타일인 이 영화에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끝으로 '돈의 맛'의 수상 가능성으로 새롭게 대두된 것이 '반미 정서'다.

'돈의 맛'에서 미국인 로비스트 '로버트'(달시 파켓)는 백씨 집안과 결탁해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 노동자 탄압에 이은 기업체 해외 매각, 재산 해외도피 등의 비리를 눈감거나 측면 지원한다. 그와 맞장구치는 백씨 집안의 후계자 '윤철'(온주완)마저 "너희 미국인들은…"이라고 말하며 혀를 찰 정도다. 이런 점이 미국식 자본주의를 경멸하는 것에서 도덕적 우월감을 느끼는 유럽인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경쟁부문 심사위원 9명은 모레티 위원장을 필두로 프랑스 여배우 이마뉴엘 드보스(48), 프랑스 패션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61), 영국 여성감독 안드레아 아널드(51), 이스라엘 여배우 히암 압바스(52), 아이티 출신 유럽 영화감독 라울 펙(59), 영국 배우 이완 맥그리거(41), 독일 여배우 다이앤 크루거(36), 미국 영화감독 알렉산더 페인(51) 등이다.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는 '돈의 맛'과 '다른 나라에서'를 비롯해 총 22개 작품이 초청돼 자웅을 겨룬다. 이 중에는'에인절스 셰어'(감독 켄 로치), '아무르'(감독 미하엘 하네케), '비욘드 더 힐스'(감독 크리스티안 문주), '라이크 섬원 인 러브'(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등 이미 황금종려상의 영광을 맛본 감독의 작품도 4편에 달한다.【칸(프랑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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