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서 돈키호테와 세르반테스를 함께 연기하는 영화배우 황정민(42)은 "돈키호테의 사상과 생각이 내게 멘토의 의미가 될 정도"라고 말했다.
'맨오브라만차'는 스페인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1547~1616)의 소설 '돈키호테'가 바탕이다. 감옥에 끌려온 세르반테스가 자신이 쓴 희곡 '돈키호테'를 죄수들과 함께 공연하는 극중극이다. 비정상적인 언행과 행동을 일삼는 돈키호테를 통해 잃어버린 꿈에 대한 열정과 용기를 되짚게 해주는 뮤지컬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1965년 뉴욕에서 초연, 2005년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2007년 두 번째 공연이 90% 이상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하며 2008년 더뮤지컬어워즈에서 최우수 재공연상, 연출상, 남우주연상, 조명음향상, 음악감독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했다. 2010년 앙코르 공연했다.
황정민은 "사람들이 바빠서 꿈과 이상을 버리고 현실에 안주하게 된다"며 "나도 내 꿈과 이상이 현실에 안주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할 때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뮤지컬 속 세르반테스의 대사에도 나온다. 이성적으로 사는 것이 과연 올바른 가치관인가라고. 그런 정신이 나를 재미있고 행복하게 만든다"고 알렸다.
'너는 내 운명' '부당거래' '댄싱퀸' 등 영화로 널리 알려졌으나 황정민은 1995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캣츠',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뮤지컬에서 활약했다. 영화배우로 유명해진 2000년대 후반에도 '나인'(2008) '웨딩싱어'(2009) 등의 뮤지컬에 나왔다. '맨오브라만차'로 3년 만에 무대에 복귀한다.
"영화에도 많이 출연했지만 무대를 사랑합니다. 막이 올라간 뒤 2시간30분 동안 다른 세상을 보여주죠.굉장히 행복하고 정말 배우로서 살아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런 느낌을 관객들에게 오롯이 전해주고 싶어요."
중량감 있는 뮤지컬배우 서범석(42), '닥터 지바고' 등을 통해 가창력을 자랑한 뮤지컬배우 홍광호(30)가 황정민과 함께 돈키호테 역으로 트리플캐스팅됐다.
'지킬 앤 하이드' '스팸어랏' '조로' 등의 지한파로 '맨오브라만차'의 연출을 맡은 데이비드 스완은 세 명의 돈키호테에 대해 "살아온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가 나올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돈키호테는 어려움과 힘든 점을 보는 사람인데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에 대한 대답을 던져준다"며 "세 남자들에게서 그런 점을 보게 된다"고 전했다.
프로듀서를 맡은 오디뮤지컬컴퍼니의 신춘수(44) 대표는 "애정이 참 많은 작품인데 2015년께 한국에서 50주년을 기념하는 리바이벌 프로덕션을 진행하고 싶다"며 "지금까지 출연한 배우들을 모두 등장시키고픈 욕심"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삶을 저주하며 살았지만 돈키호테의 진심 어린 호소로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알돈자'는 뮤지컬배우 이혜경(41)과 조정은(33)이 번갈아 연기한다. '산초'는 뮤지컬배우 이훈진과 이창용이 나눠 맡는다.
'조로' '엘리자벳' '에비타' '두 도시 이야기'의 음악감독 김문정씨가 음악 담당이다. 김 감독은 "2005년 '돈키호테'라는 이름으로 이 작품을 올렸을 때부터 꾸준히 함께 했다"면서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주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치유가 된다"며 애정을 표했다.
6월22일부터 10월7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볼 수 있다. 오디뮤지컬컴퍼니, 롯데엔터테인먼트, CJ E&M 공연사업부문이 뭉쳤다. 6만~13만원. 오픈리뷰. 1588-5212【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