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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그만 두겠소"…'노무현 추모글' 눈길
"대통령 그만 두겠소"…'노무현 추모글' 눈길
  • 나기자
  • 승인 2012.05.17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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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당신을 놓아 드리렵니다"

오는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를 앞두고 이병완 전 대통령비서실 실장(광주 서구의회 의원)의 추모글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전 실장은 '이제 당신을 놓아드리렵니다'라는 제목의 추모글을 통해 노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부터 탄핵정국, 임기말 파국, 이별에 이르기까지 긴 여정을 담담하게 담아냈다.

"마흔 여섯에 바람이 났다"

이 전 실장은 인사동 골목의 허름한 밥집에서 노 전 대통령을 만나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던 순간을 연정에 비춰 소개했다.

그는 "도와주십시오. 가방끈이 짧아서 학계나 언론계에 약합니다"라고 말했던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이나 "오 대통령 만들기, 허허 노무현이를…"이라고 발언했던 모 청와대 비서실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대통령 만들기'가 얼마나 힘겨웠는지를 에둘러 설명했다.

지난 2004년 3월 탄핵정국이 숨가쁘게 펼쳐질 당시도 소개했다.

이 전 실장은 "당시 노 전 대통령이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내 결심은 분명합니다. 우리 그대로 갑시다. 그렇게 대처해 주시오'라고 전했다며 "이미 대통령은 '탄핵열차'에 맞서 분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생각은 분명했고 탄핵이 불의한 정치적 공세이며 물러설 경우 더 이상 대통령직 수행도, 민주주의도 불가능하다고 봤다는 것이다.

또 탄핵 바람은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한나라당 등에서 흘러나오고 있었으며 우리 사회의 기득권, 주류 세력들에게 노무현은 용납할 수 없는 대통령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하지만 17대 총선 결과 신생 열린우리당이 152석을 차지하면서 반전됐고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프라이드치킨에 생맥주를 마시며 "정말 국민이 두렵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을 이제 그만 두는 게 좋겠소".

이 전 실장은 지난 2006년 11월 임기 말 8·31부동산 정책이나 북한 핵 실험 등으로 국내외 정세가 위기에 처했을 당시 대통령이 했던 발언도 되새겼다.

"모든 것이 무너진 것 같소. 임기를 지킨다는 것이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 같은 생각이요".

평소 포도주 2잔이나 막걸리 2-3잔이 주량의 전부였던 노 전 대통령이 중국술인 노공주를 연거푸 비워내며 토해냈던 말들이었다.

이 전 실장은 그러나 북핵 실험도 노무현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고 그는 사즉생(死卽生) 정신의 소유자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추모글의 말미에 '무등산 노무현 길'을 언급하며 "'5월 광주'로 촉발된 '부림사건'을 맡아 일상의 변호사에서 인권변호사로, 민주투사로, 지역주의 극복의 십자가를 지고 도전의 역사를 개척해온 노무현으로 변신했다"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슬픔은 그리움이다"고 마무리했다.【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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