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한 수필집 《붉은 잠망의 시간》 발간
김옥한 수필집 《붉은 잠망의 시간》 발간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3.01.30 0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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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한 수필집 《붉은 잠망의 시간》 표지
▲ 김옥한 수필집 《붉은 잠망의 시간》 표지 ⓒ채널제주

지난 2018년 영주일보 신춘문예 수필당선자인 김옥한 수필가가 최근 《붉은 잠망의 시간》를 펴냈다.

이 수필집은 1부 ‘엄대’, 2부 ‘담, 구멍을 품다’, 3부 ‘붉은 잠망의 시간’, 4부 ‘아랫섬 이야기’ 등 총 4부로 45편의 수필을 담고 있다.

그의 수필은 가로금 위에 세로금을 지어 빚을 지웠던 엄대처럼 남편의 주름을 하나 둘 지워주듯 따뜻한 마음가짐을 가진 수필들이다.

‘물꼬’란 수필을 보면 아버지는 가족의 물꼬였고, 가난하고 힘들었던 시절, 가족의 정을 그린 물꼬로 묘사하고 있다. ‘해거리’, ‘곶감’ 등이 글에선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이렇듯 가족의 소중함을 ‘아버지, 어머니’라는 단어로 축약해 수필을 이끌고 있다.

매년 혼자 곶감을 만들던 어머니를 떠올리고. 주름진 손이며 싶은 눈빛과 흘러내리는 흰 머리칼, 가끔씩 뒷산에서 들려오던 승냥이 울음소리까지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그리고 있다.

오일장에만 가면 추억에 허기가 져서 그냥치지 못하고 충동구매를 한다. 이는 오일장에 들어서면 사람 냄새가 나고 푸근한 정이 흐르기 때문은 아닐까. 그리고 시골장터를 다녀와서인지 마음이 넉넉해지는 오일장에서의 추억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이렇듯 김옥한 수필가는 다정하고 정이 넘치는 글을 곳곳에서 엿 볼 수 있다.

부족하지만 행복라고 푸근한 정이 넘치던 옛 시절을 그리워하며 그 시절을 돌아가고 싶다고 하는가 하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가족 간의 우애와 애정을 그리고 있다.

푸리굿과 살풀이 등으로 천지신명께 소원을 푸는 풋굿, 화투장안 에 세상 오묘한 이치며 진리 교훈이 들어 있는 고스톱, 누에 자리를 깔거나 옮길 때 사용되는 새끼로 꼬아 만드는 그물인 잠망에 대한 추억 등 그의 작품 곳곳에선 옛것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 그것이 지닌 가치를 녹여내는 작품의 주를 이루고 있다.

김옥한 수필가
▲ 김옥한 수필가 ⓒ채널제주

수필의 역할은 우리들이 소홀히 다루어 잊어버린 것, 잃어버린 것, 또는 외면한 기억들을 찾아와서 제자리에 바로세우는 작업에 있다. 그런 까닭에 김옥한의 ‘엄대’, ‘두멍’, ‘봉개’, ‘풋굿’, ‘간각’, ‘적바림, ’거멀못‘ 등을 대부분의 수필은 그 완성도에서 주목받을 만하다.

작가는 이 소중한 언어들을 데려와 삶의 내면적 의의와 존재적 가치를 치밀하게 형상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옥한 수필가의 글은 둥글고 푸근하다. 넉넉한 하회탈의 웃음을 보는 것 같다. 작품마다 사물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넘쳐난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온고이지신에서는 삶의 지혜를 얻는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함에 젖게 하는 것은 그만의 중후한 매력이기도 하다.

김옥한 수필가는 “지금 여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길이 있었다.”며 “그렇지만, 유일한 탈출구는 수필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스치고 간 숱한 인연들을 떠올리며 차마 다하지 못했던 고마움, 미안함, 사랑한다는 말을 글로 녹이게 되었다.”고 밝혔다.

김옥한 수필가는 경북 안동 출생으로 2018년 《영주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분에 당선됐고, 월간 《수필문학》으로 등단했다.

동서커피문학상 입상, 세계문학상 수필부분 본상 수상, 대구일보 전국수필대전에 입상했다.

대구에세이포럼, 윤슬문학회회원으로 있다.

수필세계사 刊, 값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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