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북동부 바다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담은 길이 열린다.
(사)제주올레(www.jejuolle.org)는 김녕에서 하도까지 이어지는 제주올레 20코스를 26일 개장한다고 16일 밝혔다.
제주올레의 스물 다섯번째 길인 제주올레 20코스는 김녕 서포구 어민복지회관에서 시작해 월정, 행원, 한동, 평대, 세화를 거쳐 하도 해녀박물관에서 마무리된다.
김녕~하도올레는바다 의 길이자 바람의 섬인 제주의 바람을 만나는 길이다.
제주올레 관계자는 "제주의 바람은 제주만의 언어를, 제주만의 돌담을, 제주만의 자연을, 제주만의 문화를 만들었다"고 20코스의 장점을 들었다.
이 코스는 김녕 서포구에서 시작된 마을의 돌담 사이로 들어갔다 바닷가로 나와, 희고 고운 모래사장 위로 맑고 푸른물 빛이 일렁이는 김녕 성세기 해변에이른다.
바람을 맞는 것으로는 부족해 바람을 타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김녕 성세기해변에서는 바람과 파도를 동시에 타는 카이트 서핑을 즐기는 이들을 만날수있다.
김녕의 환해장성과 바닷가 돌담밭을 지나 월정마을을 지나면 물빛 곱기로 둘째라면 아쉬울 월정 해수욕장이나온다. 고운 모래들이 바람결에 날려 바다를 앞에 두고도 사막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모래 사장을 지나면 쑥이 지천으로 자란 언덕길을 오른다. 제주올레 탐사팀에서 쑥동산으로 이름 붙인 언덕이다. 이길을 오를 땐 반드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 봐야한다. 아름다운 월정리의 바다와 마을이 한눈에 펼쳐지는 장관을 볼수 있기 때문이다.
쑥동산 길은 행원의 밭과 마을로 이어진다. 행원 포구에 다다르면 작은 비석이 발길을 잡는다. 조선 제15대 임금이었던 광해군이 제주로 유배 올때 배에서 내린 기착지다.
정치적 이유로 폐위된 광해군은 제주에 유배온 이들 중 가장 신분이 높았다. 제주에서 4년 4개월동안 유배 생활을 하다 제주에서 숨을거뒀다. 이 광해군의 흔적이 행원포구에 남아있다.
행원에는 거대한 바람개비들이 바다와 땅 곳곳에 서 있다. 바로 풍력발전단지다.
행원은 바람많은 제주에서도 바람을 가장 먼저 맞는 곳이다. 그래서 바람이 거센 곳이다. 세차게 불어온 행원의 바람은 전기가 돼 마을에 불을 밝혔다.
이어 한동마을을 지나면 조선시대 거인 장수 부대각의 이야기를 간직한 평대리의 바다가 나온다. 작지만 깨끗하고 아름다운 해수욕장을 품고있다. 20코스는 모두 일곱 개의 바닷가 마을을 지난다. 마을 마다 다른 물빛을 비교하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길은 잠시 바닷바람을 피해 평대리의 아름다운 옛길로 들어섰다 다시 세화의 바다로 이어진다. 포구 옆에는 제주 동부지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세화 오일장이 자리하고있다.
세화리 해수욕장에서 바다를 등지고 마을 길을 따라 오르면 길의 종점인 해녀박물관에 도착한다. 휘이~ 숨비소리를 뱉으며 물질하는 제주바람보다 거친 해녀의 삶을 만날수 있는 곳이다.
일곱 개의 마을과 바다, 들을 거쳐온 20코스는 총 길이 16.5㎞. 큰 오르막 없이 대체로 평탄한 길로 5~6시간이면 충분하다.
제주의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가벼운 바람처럼 쏘다니기에 제격이다.
서명숙 이사장은 “20코스를 걷다보면 제주의 바다가 왜 특별한지, 제주가 왜 바람의 섬인지를 알게 될것”이라며 "20코스가 지나는 광해군 기착지와 환해장성, 세화오일장, 해녀박물관 등을 통해 제주문화에대해서도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