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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C 출범 10주년에 부쳐 … 제주경실련 논평 전문]
[JDC 출범 10주년에 부쳐 … 제주경실련 논평 전문]
  • 양대영 기자
  • 승인 2012.05.14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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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부채·비리·인사 3대 무책임 경영, JDC는 빚으로 쌓아 올린 모래성
ㆍ10년 비전도 허황된 꿈으로 가득,인적쇄신 등 과감한 구조조정 선행돼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15일로 출범 10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14일 첨단과학기술단지 엘리트빌딩에서 있었다. 기념식은 지난 10년의 결실과 함께 앞으로 10년의 의지를 담는 의미로 치러졌다. 그리고 ‘10조원 경제가치 창출’을 위해 ‘비전2021 트리플A'를 선포했다. 거주인구 100만 명과 신규기업 1000개사 유치를 내걸었다. 이의 재원확보를 위해 신규 사업 발굴뿐만 아니라 핵심 프로젝트 투자유치 활성화를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JDC는 제주의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6대 핵심프로젝트 사업을 비롯해 5대 전략프로젝트 추진 등이다. 6대 핵심프로젝트사업은 첨단과학기술단지를 비롯해 휴양형주거단지, 신화역사공원, 서귀포관광미항, 제주헬스케어타운, 제주영어교육도시 등이다. 이 사업에는 무려 6조5533억 원 규모의 사업비가 투입되고 있으며 2011년 말 현재 14.2%의 집행률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사업이 갈수록 확대되고 세분화되면서 이에 따른 운영조직의 규모도 방대해지고 있다. 2002년 출범 당시와 비교해 보면 엄청난 규모로 커졌다. 사업규모 및 예산규모에 있어서 비약적이다. 제주를 국제자유도시로 만들기 위한 거대 국가 공기업의 틀을 갖추고 있다. 국가가 공기업을 통해 제주를 성장시켜주는 것이야말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걱정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지난 10년이 그랬듯이 앞으로의 계획도 ‘허황된 꿈’으로 가득 뭉쳐져 있다. 마치 빚으로 쌓아올린 모래성을 더욱 부풀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감사원 감사 자료를 보면 2006년에 500억 원도 되지 않았던 빚이 2011년 말 기준 3,370억 원으로 5년 사이에 무려 6.7배나 급증했다. 부채비율도 30% 선에서 87%로 늘어났다. 그렇다고 벌여 놓은 사업들 가운데 수익창출로 결실을 맺은 사업은 거의 없다.

당초 JDC는 핵심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민자유치를 주요 재원으로 꼽았다. 그러나 민자유치가 어려워지자 이를 채우기 위해 대규모 채권발행을 단행했다. 그 대표적인 사업이 영어교육도시사업이다. 민자유치가 전무한 영어교육도시사업은 JDC가 100% 출자한 SPC를 통해 운영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손실은 지급보증을 한 JDC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사업 타당성이 낮은 항공우주박물관사업도 마찬가지다. JDC가 직접 사업을 시행하면서 이에 따른 손실을 부담하고 있다. 감사원 감사 자료를 보면 항공우주박물관인 경우 운영관리비용은 물론 개장 후 5년간 300억 원에 가까운 규모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를 우려하는 전문가들은 항공우주박물관 운영으로 인해 매년 100억 원 내외의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0년이면 1,000억 원 이상의 누적적자가 발생해 JDC를 침몰시킬 수 있는 부실덩어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JDC는 이미 기반시설이 마련된 서광 신화역사테마파크 120만여 평에 대한 투자유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방치된 상황에서 또다시 서귀포 동홍동 헬스케어타운 단지 조성명목으로 1,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는 기반시설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이처럼 JDC는 들어올 돈은 한정된 반면 나갈 돈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앞으로 재무상태가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될 전망이다. 실제 JDC가 밝힌 중기재무계획에서도 영어교육도시를 포함한 2014년 부채규모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볼 때 7,53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으로 빠질 때는 9,054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부채비율이 261%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현재의 부채 증가속도를 볼 때 앞으로 얼마만큼의 빚이 더 불어날지 상상할 수조차 없다. 이처럼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사업들을 마구 벌여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나 언론 등은 이에 대한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지적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런 상황에서 JDC는 부채덩어리를 줄이기 위해 또 다시 무리한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도민 영세 상인을 고사시키는 면세점 지점 확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상품구입 한도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감은 물론 면세점 사업을 확장할 것이다. 반면 영세 유통 상인 및 관광공예품 업체 등은 이의 영향으로 점점 고사할 것이다. 이는 결국 JDC가 도민의 생계터전을 빼앗는 결과로 확대될 것이다. 즉 도민의 삶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도민의 생계수단을 끊어놓고 있다.

또는 눈앞에 보이는 수익창출을 위해 경빙사업이나 쇼핑아울렛 등을 유치하려 할 것이다. 실내 형태의 사계절 스포츠관광 테마파크 사업을 통해 사행산업인 경빙시설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쇼핑아울렛 추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 등 민간투자자들에게 투자혜택을 확대해 주도록 관계기관에 지속적으로 요청할 것이다. 그리고 부동산 개발을 통한 땅장사에 매진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간접적으로 땅값 거품을 조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고 사업을 이끌 전문가들이 포진된 것도 아니다. 정치에 뜻 있는 사람들이 이사장 자리를 꿰차거나 낙하산 인사들이 오고가고 있다. 내부 조직은 방대하게 커지고 있으나 조직구성은 ‘콩가루 집안’처럼 문제점으로 가득 차 있다. 조직운영에 있어서도 투명하거나 깨끗한 것이 아니다. 대규모 사업을 벌일 때마다 각종 비리의혹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직원 채용 등 인사에 있어서도 특혜가 빈발하고 있다. 2006년 동홍동 헬스케어타운사업 추진과정에서 200억 원의 땅값 부풀리기를 주도했던 실무 간부들이 문책은 고사하고 승진을 하면서 JDC 실세로 조직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 심지어 항공우주박물관장에 헬스케어타운 땅값 부풀리기 등 각종 비리의혹의 중심에 있었던 전직 간부 내정설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자체 감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엄청난 보수만 받아 챙기고 그 대가로 허수아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그리고 전문가 등이 포진된 사외이사 또한 문제점을 공식적으로 지적하는 내용이 없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형식으로 감투만 걸어놓고 있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특히 JDC는 언론의 눈과 귀를 틀어막는 데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다.

이처럼 국제자유도시 개발이라는 지난 10년의 허황된 꿈이 심각한 부채의 늪과 각종 비리의혹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 JDC의 현실이다. 그리고 앞으로 10년도 현실을 외면한 채 비현실적인 계획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 더 걱정된다. JDC가 만들어 놓은 개발 사업들이 때로는 도민들에게 역차별을 가져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금의 집중화를 통해 양극화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급증하는 외국인 부동산 소유에 따른 우려도 아랑곳없이 JDC는 제주의 땅을 투자유치라는 명목으로 지속적으로 팔아치우고 있다. 결국 도내 곳곳을 파헤쳐 되파는 땅장사 공기업으로 전락하고 있다.

따라서 JDC는 지난 10년의 결과에 대한 냉정한 판단과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각오가 있어야 한다. 무리한 투자에다 방대한 조직을 키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내실경영이 선행돼야 한다. 사업을 이곳저곳 마구 벌여놓을 것이 아니라 포기할 사업은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그리고 이에 따른 책임을 물어 과감한 구조조정과 뼈를 깎는 인적쇄신이 뒤따라야 한다.

어쩌면 정부로부터 멀리 떨어져 제주에 위치해 있는 국가 공기업으로, 중앙정부의 관심대상에서 소홀해질 수 있다. 그렇다고 제주도의회나 제주도감사위원회의 통제권에 있는 것도 아니다. 마치 지속적인 감시의 대상에서 제외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공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을 이용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부채·비리·인사 등 3대 부실덩어리를 키우고 있는 JDC가 앞으로 제주에 어떤 위험요인으로 작용할지 걱정이다. 특히 많은 도민들이 JDC를 주시하고 있으며 적극적인 감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주경실련은 앞으로 JDC의 운영상황에 있어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도민과 함께 지속적인 감시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방침임을 밝혀둔다.

2012년 5월 14일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양시경 · 장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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