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김문수와 함께 박 위원장 견제 강화, '불출마'요구까지

미리 링 위에 올라선 비박계 대선주자들은 단독선두인 박 위원장을 에워싸고 집중펀치를 날리는 모양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8일 오전 서울대학교 SK경영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제 우리는 박 전 대통령, 노 전 대통령의 틀을 벗어나야 할 때다. 이 순간 한국정치의 구태의연한 틀을 부수는 것을 시작한다"며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임태희 "박 위원장 정권 잡으면 유신망령 공격"
임 전 실장은 사실상 박 위원장을 '구태정치 세력'으로 규정지었다. 그는 "박 위원장이 정권을 잡으면 유신망령이 되살아났다고 공격할 것이고 문재인 당선자가 대통령이 되면 '잃어버린 10년 시즌2'가 시작됐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구태의연한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이번 대선이 끝나도 싸움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야권 대선주자인 문 상임고문과 엮기는 했지만 사실 칼 끝은 당내 경선 상대인 박 위원장에게 겨눈 것이다.
특히 임 전 실장은 "박 위원장이 킹 메이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권재창출을 위해 디딤돌이 되라는 얘기인데 대선 불출마를 요구한 것이나 다름없다.
오는 10일 대선 경선 출마를 공식선언키로 한 '왕의 남자' 이재오 의원도 박 위원장에 대한 공세수위를 한껏 높이고 있다.
간간히 트위터로 쓴소리를 날렸던 이 의원은 전날 MBN 인터뷰에서 박 위원장을 향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친박계 후보자들과 박 위원장을 겨냥해 "당 대표로 출마를 하려는 것인지 어느 한 사람의 하수인 자격증을 따려는 것인지 매우 혼란스럽다"고 비판했다.
현재의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1인 독재당이 돼 버렸는데 이런 당에 국민들이 나라의 운명을 맡기려고 하겠냐"고 지적했으며 박 위원장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나 홀로 리더십"이라고 혹평했다.
지난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차지한 박 위원장의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당을 위기로부터 구하라는 이야기지 당의 위기를 이용해 자기 혼자 장악하는 독재적 정당으로 만들라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정몽준 김문수,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위한 압박 강화
일찌감치 대권경쟁에 뛰어든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도 '박근혜 때리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전날 춘천을 방문한 자리에서 "박 위원장은 산업화 유산의 혜택을 받은 분"이라고 몰아세운 뒤 "우리나라가 산업화에 성공했지만 민주화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산업화는 군사독재의 도구에 불과할 뿐"이라며 "박 위원장의 민주주의 원칙과 당내 민주주의에 대한 의견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고,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박 위원장을 겨냥해 "최고위원만 해도 대선 경선에 나가려면 1년 6개월 전에 그만두도록 하고 있는데 계염사령관처럼 엄청난 권한을 갖는 비대위원장 직을 선거가 7개월 밖에 안 남은 시점까지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박 위원장의 정수장학회 논란과 관련해 "아무 문제 없다는 사람도 청와대에 가면 많은 의혹이 일어나게 된다"며 "그런데 들어가기 전부터 만약 의혹이 있다면 (청와대에) 들어가서 더 큰 의혹이 될까 두렵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비박계 대선주자들이 공세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것은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거부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박 위원장을 보다 강하게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오는 15일 전당대회 이후 새 지도부가 들어서고 대선 경선 채비에 나서면 압박강도는 더욱 높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박 위원장과 친박계 인사들의 강한 반발과 대권 경쟁을 둘러싼 당내 논란도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