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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실연 성명서 전문]지하수사유화 ‘28년 특혜 갈등’ 원천 차단 한국공항 샘물 이용 허가권 취소하고 생수공장은 개발공사로 인수·통합하라
[제주경실연 성명서 전문]지하수사유화 ‘28년 특혜 갈등’ 원천 차단 한국공항 샘물 이용 허가권 취소하고 생수공장은 개발공사로 인수·통합하라
  • 양대영 기자
  • 승인 2012.04.28 2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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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는 자존심 걸고 도민 생명수 지켜내야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성명서 전문]

제주 지하수 공수화 개념이 또다시 허물어지고 있다. 우근민 도정의 지하수 정책기조가 사유화 개념으로 넘어가고 있다. 개념 없는 지하수관리위원들이 ‘사기업 시판허용’에 놀아나고 있다. 책임자들이 대기업의 상술에 휘둘리고 있다.

한진그룹의 ‘28년 특혜’에도 모자라 또다시 엄청난 특혜를 주려 하고 있다. 행정절차 등 현재 진행 상황으로 볼 때 한진그룹의 계열사인 한국공항(주) 지하수 증량 허용은 각본이 짜여진 밀어붙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공항 지하수 증량허용과 관련, 제주도지하수관리위원회가 5개월 만에 동의부결에서 가결로 뒤바뀌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제주개발공사 증량신청과 맞춘 교묘한 ‘꼼수’를 부리며 도민을 우롱하고 있다. 이를 막을 방법은 도민들의 힘을 모으는 길 뿐이다. 도민의 생명수인 지하수 특혜 사유화 저지를 위한 본격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제주도지하수관리위원들은 즉각 사퇴하라

제주도지하수관리위원회는 지난 24일 회의를 열어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이 지난 10일 신청한 지하수 증량 허용 건을 14일 만에 기습 처리했다. 고병련 부위원장 주재 하에 10명이 참석해 1명만 반대하고 나머지 9명이 찬성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불허했던 똑 같은 내용을 이번에는 동의한 것이다. 그렇다고 관리위원들이 바뀐 것도 아니다. 똑 같은 사람들이다. 이들의 사고 판단이 5개월 만에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이들이 내린 판단이유를 보면 가관이다. 지난해 11월 부결 회의에서는 항공기 승객이 증가하더라도 현재 생산량 월 3000톤 범위 내에서 기내 수요량을 조정해 사용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가결 회의에서는 항공기 승객이 증가함에 따라 지하수 증량을 통해 기내 수요량을 충족시킬 필요가 있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이처럼 기준과 원칙이 없는 지하수관리위원들은 더 이상 허수아비 노릇을 그만하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 또한 5개월새 뒤바뀐 결정이유에 대해 도민들에게 분명하게 해명해야 한다.

거짓말 한진그룹은 지하수 시판을 당장 중단하라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은 제주 지하수 시판 탐욕을 위해 증량신청을 하고 안 되면 될 때까지 ‘끈질긴 집착력’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도 취수량 월 3000톤(1일 100톤)에서 6000톤(1일 200톤)으로 두 배 증량을 요구했다. 이는 2011년 3월부터 2012년 4월까지 1년 사이에 무려 3번이나 신청한 것이다.

이처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이유는 제주 지하수가 손쉬운 돈벌이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의 지하수 시판체계는 지하수를 생산·제조하는 한국공항과 판매를 전담하는 싸이버스카이로 나눠져 있다. 즉 ‘제주퓨어워터’ 인터넷 판매 등을 맡고 있는 법인이 바로 (주)싸이버스카이다. 싸이버스카이는 조양호 회장의 세 자녀가 각각 지분 33.3%씩 100%의 지분을 소유한 회사다. 싸이버스카이가 장차 그룹 후계구도에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을 정도이다. 또한 이 회사는 최근 사내 알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기도 하다.

특히 이번에 지하수 증량 신청 이유를 보면 ‘항공 여행객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이에 따른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해 3월에 신청할 때는 ‘제주 삼다수를 세계적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에 신청할 때는 ‘생수공장 가동시설이 남아돌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진그룹은 제주 지하수를 자신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 끈질긴 집착과 거짓말을 밥 먹 듯 해왔다. 한진그룹은 1984년 8월 30일 제주 샘물을 직접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허가를 제주도로부터 받았다. 이 허가가 바로 28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제주 지하수 사기업 시판’ 갈등의 씨앗이다. 그리고 이 갈등의 씨앗은 한진그룹의 갖가지 회유에 넘어간 관리자와 책임자들에 의해 ‘사기업 시판용 지하수 증산’으로 이어지려 하고 있다.

그동안 한진그룹의 거짓말 궤적을 보면 분명하게 드러난다. 1995년에는 조중훈 회장이 도지사와 만난 자리에서 “제주 물 가지고 돈 벌 생각 없소. 물장사 안 할 거요.”라고 답변했다. 그런데 다음 해에는 삼다수 판매를 한진그룹 계열사 판매로 제한한 ‘제주도 부관’을 철회해 달라는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그 후 조중훈 회장은 도지사에게 더 이상의 법정싸움은 벌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는 한편 유상희 사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 지하수 시판의사가 없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런데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04년 모 인터넷신문 보도를 통해 한진그룹은 ‘제주 지하수 생수시장에 진출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제주생수에 브랜드를 붙여 일반인들에게 판매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진그룹은 그 해 11월 제주도에 공식적으로 ‘국내시판 허용’을 요구했으나 제주도가 이를 거부하자 ‘계열사 판매로 한정한 제주도 부관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심판을 청구하면서 법정싸움으로 비화됐으며 결국 한진그룹이 승소했다.

또한 한진그룹이 2005년 6월 17일 도내 일간지에 광고한 내용을 보면 ‘취수량을 늘려달라는 것이 아니라 판매범위를 확대해 달라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를 계기로 제주도 역시 더욱 더 ‘지하수 공수화’제도를 강화하는 정책기조를 밝혔다. 제주도지사는 ‘지하수 공수화 관리체계가 흔들리거나 후퇴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담화문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진그룹은 승소하자마자 곧바로 ‘한진제주워터’ 상표를 특허청에 등록하고 인터넷 전화주문 판매를 시작했다. 상표 사용 문제와 관련해서도 제주도와 갈등을 빚던 한진그룹은 ‘제주퓨어워터’로 변경해 제주개발공사의 삼다수 판매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시판하고 있다. 특히 2010년 3월에는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 공급하고 있음은 물론 6월부터는 글로벌 리조트 체인업체인 ‘반얀트리호텔’에까지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판매물량을 확대하기 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제주도의회는 자존심을 걸고 부결 처리해야 한다

이는 일개 대기업인 한진그룹이 제주도의회를 얕잡아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11월 부결 처리한 내용을 또 다시 신청해 도의회 동의를 받겠다는 것은 제주도의회의 의사결정을 우습게 보는 것이다. 즉 과정이야 어쨌든 자신들의 손아귀에 놓고 제주도의회를 움직일 수 있다는 얄팍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인다.
그래서 이번 제주도의회의 결정은 대기업의 손아귀에 놀아나면서 그놈이 그놈이구나 하는 오명을 뒤집어 쓸 것인지, 아니면 자존심을 걸고 도민의 생명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는 신뢰를 받을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그만큼 제주도의회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다.

제주도의회는 지난해 한국공항이 신청한 지하수 증량 허용여부를 놓고 공개토론회를 갖는 등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그리고 민주통합당(당시 민주당)의원들은 불허방침을 당론으로 결정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소관 상임위인 환경도시위원회 6명의 의원들이 논의 끝에 최종적으로 부결 처리했다.

그런데 현재 제주도지하수관리위원회의 동의를 거친 한국공항 지하수 증량허용 건이 아직 제주도의회에 접수되지 않았지만, 만약 제주도의회가 이를 접수받아 동의를 한다면 그 책임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동안 도민의 의견을 수렴해 부결로 결정했던 원칙을 완전히 뒤바꾸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민들의 반발 역시 커질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제주도의회는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는 일개 대기업의 손에 놀아나는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서는 도민들의 신뢰와 자존심을 걸고 반드시 부결 처리해야 한다.

제주도정은 한진그룹 지하수 개발허가를 전면 취소하라

이처럼 ‘지하수 사유화’ 갈등은 1984년 8월 30일 한국공항에 지하수 개발 및 이용허가권을 허가하면서부터 시작됐다. 28년 간 지하수 생산·이용 특혜를 받고 있는 한국공항은 이제는 계열사 공급을 뛰어넘어 돈벌이 시판권까지 달라며 안달하고 있다. ‘28년 간의 특혜’도 모자라 더 많은 특혜를 요구하고 있다.

만약 이번에 한진그룹에 지하수 증량을 허용한다면 기존의 허용과는 전혀 다른 중대한 의미를 갖게 된다. 우선 우근민도정은 그동안 굳건히 지켜왔던 지하수 공수화 정책기조를 무너뜨리고 사유화정책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된다. 이러한 과정이 현실화된다면 도정은 물론 들러리를 선 제주도지하수관리위원회와 도의회의 동조역할도 엄중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파장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제주 지하수 생수용 개발을 사유화 전쟁터로 만드는 시발점이 된다. 현재 제주도의 허가를 통해 한국공항에게만 허용되고 있지만 차후 다른 사기업들이 지속적인 개발허가 요구가 잇따를 경우 이를 불허할 수 있는 명분이 없게 된다. 더 나아가 세계 다국적 기업의 요구 등에도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다음은 제주개발공사의 삼다수와 한진그룹의 제주퓨어워터의 상품경쟁이 벌써부터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지역에서 생산하는 지하수임에도 불구하고 제주퓨어워터가 판매가격을 훨씬 높게 받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지하수의 인식을 차별화시키고 있다. 즉 제주개발공사 삼다수는 박리다매형 상품인 반면 제주퓨어워터는 프리미엄 고급 상품으로 취급받게 만들고 있다.

또한 제주개발공사의 생산량보다 훨씬 적은 생산량임에도 불구하고 상품 유통의 세계화, 브랜드가치, 가격전략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한진그룹이 체계적이며 월등히 앞서고 있다. 이는 싸이버스카이 판매 회사를 통해 세계화의 탄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제주개발공사는 각종 정치적 개입과 법적 싸움 등 불안정한 조직에다 전문성 결여 등으로 실속 없는 공기업으로 전락하고 있다. 결국 한진그룹의 물량 확대는 향후 제주도개발공사까지 삼킬 수 있는 힘으로 자랄 것이 분명함을 인식해야 한다.

특히 제주개발공사가 삼다수 경영을 하면서 벌어들인 수익금은 전액 제주도예산 일반회계로 편입되고 있다. 그러나 한진그룹이 판매한 지하수 판매수익금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조양호 세 자녀의 몫이 되고 있다. 언론보도 자료에 따르면 지하수 월 3000톤에 따른 매출액은 연간 7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만약 월 6000톤으로 증량을 허용하게 되면 적어도 연간 150억 원의 특혜를 받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우근민도정은 이제부터라도 일개 사기업의 요구에 끌려가는 엄청난 특혜 갈등의 씨앗을 뿌려놓지 말고 공수화 정책기조를 더욱 공고히 다져야 한다. 다시 말해 지하수 문제로 인한 혼란과 갈등의 정책을 전면적으로 제거하는 일이 이번 도정에서 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우근민도정은 28년 간 이어져 오고 있는 한진그룹과의 ‘지하수 갈등의 씨앗’을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해 한국공항 생수공장을 인수해 제주도개발공사로 흡수 통합해야 한다. 그리고 한진그룹 계열사 및 기내로 공급하는 물량은 제주도개발공사에서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일원화해야 한다. 제주도의회 역시 이번에 신청한 증량 건을 불허하는 한편 오는 2013년 11월 24일까지 연장 동의한 한국공항 지하수개발 이용허가에 대한 재연장을 불허해야 한다.

이제는 증량을 허용할 것인지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도민사회에 지속되고 있는 지하수 특혜 갈등의 고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허가 취소’와 ‘연장 불허’의 정책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우근민도정과 제주도의회의 현명한 결단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촉구한다.

2012년 4월 27일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양시경·장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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