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강정마을회 등에 따르면 문정현 신부가 지난 26일 오전 11시께 해군기지사업단 정문 앞에서 평화미사를 진행하려고 하자 해군기지 시공업체가 공사 차량 진입과 함께 협박방송을 하며 미사를 방해했다.
당초 시공사측이 평화미사 허용을 약속했던 모습과 달리 미사를 방해하자 분개한 문 신부와 경비용역업체 직원 사이 격한 실랑이가 이어졌고 30대 초반의 한 경비업체 직원은 심한 욕설과 함께 문 신부의 멱살을 잡아 흔들며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뿐 아니라 또 다른 경비업체 직원은 당시 상황을 촬영하고 있는 수녀님에게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사과하라'는 다른 시민의 요구에 인상을 쓰면서 욕설로 대응했다.
강정마을회와 활동가, 폭행 피해자 일동은 27일 오후 2시 30분 서귀포 강정마을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종교인 폭행 폭언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경비업체 직원들의 이번 행패는 근본적으로 해군이 자신들의 이권 사업인 해군기지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폭력의 연장선상에서 빚어지는 사건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해군은 자신들의 이권사업을 위해서 국민을 적으로 취급해 ‘해적’이라는 오명이 씌워진 것에 통렬히 반성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참된 해군이 되라"며 "용역깡패 고용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문정현 신부는 지난 6일 오후 서귀포시 강정마을 서방파제에서 해군기지 관련 해경과 실랑이를 벌이다 7m가량 높이 테트라포드(일명 삼발이)에서 추락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문 신부는 당시 허리 등을 다쳤으나 정밀검사 결과 추가 이상이 드러나지 않아 지난 19일 퇴원했다. "무리하게 몸을 움직이면 안 된다"는 주치의의 소견에도 불구하고 문 신부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지난 25일 다시 강정마을을 찾았다.【제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