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윤 수필가 『해녀와 초가집』 발간
김백윤 수필가 『해녀와 초가집』 발간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1.12.2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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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윤 수필가 『해녀와 초가집』 표지
▲ 김백윤 수필가 『해녀와 초가집』 표지 ⓒ채널제주

김백윤 수필가가 최근 『해녀와 초가집』 제목의 수필집을 펴냈다.

이번 수필집은 제1부 물질하는 아내, 제2부 어머니의 마당, 제3부 어둠과 빛의 간격, 제4부 바다의 변주곡, 제5부 색을 잃어버린 계절, 제6부 날개를 꿈꾸다 등 총 40편의 수필을 싣고 있다.

그의 수필을 읽다보면 존재의 집에 난 창을 통하여 세상과 인생의 모습을 바라보는 작가의 모습과 그 존재의 이면에 드리워진 부재에 대한 회한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세상과 삶에 대한 존재론적 경험을 따스한 시선으로 형상화 하고자 노력하고, 어느 순간 일상의 논리를 뛰어 넘어 미지의 부재하는 공간으로 나아감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그의 삶에 포착되는 동질적인 세계와 이질적인 세계를 종합하여 문학적인 상상력으로 포착하고 활용한다.

그의 수필은 어촌의 나그네를 위해 아득한 숙소가 되어준다. ‘갯바위’, ‘돌담’, ‘바다’, ‘오름’을 거닐다가 그의 ‘초가집’에서 머무는 체험을 하게 된다.

그의 초가집은 멀리 있는 것도 아니고, 주인 또한 따로 있지 않다. 그곳은 번잡한 세속의 현실 속에서 떠도는 마지막 존재의 거처가 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렇듯 그의 수필은 존재에 대한 안주와 탐색을 이루면서 세상을 향한 낯선 모험을 거듭한다. 관심의 대상과 표현방식은 다를지 모르지만, 시성은 항상 자신에서 웅성대는 ‘나’로부터 동시에 타자를 이해하기 위한 곳으로 나아간다.

김백윤 수필가는 ‘작가의 말’에서 “고요한 아침에 바다의 문이 열리고 아내는 태왁과 망사리를 손보느라 바쁘고 그러면 아내가 안온한 풍경을 다가온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소중한 풍경의 순간을 글로 기록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작가의 삶의 희열을 느낀다.

‘집줄’이란 작품을 보면 “하나이면서 전부이고 전부이면서 하나”이며 ‘초가’는 “어머니를 향한 사모곡의 성지”인 삶의 터전이다. 그의 수필에서 화자는 번번이 누군가의 합일을 꿈꾼다.

“있는 듯 없는 듯 늘 곁에서 같이하고 깊이를 알 수 없어도 늘 품어주는 아내는 호수를 닮았다. 생명을 살리는 호수처럼 아내의 마음에도 끊이지 않는 깊은 샘물이 있는 것을 안다. 그 샘물로 인해 마음이 정화되는 것도 이제는 알겠다.

호수를 바라보며 사색에 잠겨 있는 동안 아내가 잠에서 깼는지 발소리가 들린다. 오늘은 아내와 마주앉아 물안개 걷히는 호수를 함께 바라보고 싶다.”

-<물질하는 아내> 中

이 수필에서 작가는 아내와 어머니에 대하여 가없는 사랑의 마음을 드러낸다. “물질하는 아내”에서 낯모르는 타인이 만나 부부로서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생존에 어떤 의미를 주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실로 부부는 작은 꿈을 먹으며 그 꿈속에서 사는 존재이다.

김백윤의 수필에서 존재의 확인은 삶과 일상과 인간을 통하여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진정한 존재의 확인을 위하여 미움 속에서 사랑을, 죽음 속에서 생명을 살려내고 키워나가는 것이 우리의 삶에서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수필집을 읽다보면 아내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바다에 물질을 하러가는 아내를 처음엔 만류해보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아내를 향한 마음가짐이 너무나 정답고 따뜻함이 묻어난다. 작가는 또 어머니에 대한 효심을 드러내는 글도 볼 수 있다.

허상문 평론가는 “존재와 부재의 현상학”이란 제목의 해설에서 “그의 수필에서 보여준 삶과 문학에 대한 진지한 존재론적 고뇌는 새로운 희망과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며 ““해녀와 초가집”의 출간을 계기로 김백윤의 수필세계가 그의 고향 하도리 앞바다와 같이 활짝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백윤 작가는 현재 <해녀와 초가집>이라는 민박을 운영하고 있으며,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했다. 수필과 비평작가회의, 제주문인협회, 제주수필문학회, 구좌문학회 회원으로 있다. 에세이집으로 “365일, 교도소를 읽다”가 있다.

수필과 비평사 刊, 값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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