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제주문학상에 오승철 시인...“제주의 역사적 아픔 민중적 시각에서 노래”
제21회 제주문학상에 오승철 시인...“제주의 역사적 아픔 민중적 시각에서 노래”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1.11.22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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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제주신인문학상은 시부문에 강희규의 ‘제기차기’,
시조에 오은기의 ‘백구두’, 소설에 김정원의 ‘흔한 남자의 밤’,
동화에 김도경의 ‘달려라 소영이’ 가작 선정
오승철 시인
▲ 오승철 시인 ⓒ채널제주

제주문인협회(회장 박재형)는 제21회 제주문학상 수상자로 오승철 시인을 선정했다. 오승철 시인의 시집 『길하나 돌려세우고』를 올해의 제주문학상 수상작품으로 결정했다.

오승철 시인은 전통적인 서정과 순수 서정의 시적 세계를 미학적으로 구축함과 동시에 제주의 역사적 아픔을 민중적 시각에서 노래하고 있다. 이 같은 폭넓은 시 세계는 우리 전통 시조의 현재와 미래를 창조적으로 계승하고도 남음이 있는 시적 성취라는 점에 대하여 심사위원(위원장 허상문)들은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오승철 시인의 역량은 이미 2014년 제9회 오늘의 시조문학상, 2016년 제6회 한국시조대상, 2019년 제19회 고산문학대상(시조부문), 2021년 제13회 한국예술상을 수상한 것으로 충분히 입증된 바 있다.

아울러 오승철 시인은 제주문인협회에도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제주 문단의 발전을 위해서 남다른 헌신과 봉사를 한 것도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제주문학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 열고 있는 제 27회 제주신인문학상은 시부문에 강희규의 ‘제기차기’, 시조에 오은기의 ‘백구두’, 소설에 김정원의 ‘흔한 남자의 밤’, 동화에 김도경의 ‘달려라 소영이’를 당선작 없는 가작으로 선정했다.

제주문학상과 신인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11월 30일 18시 30분 제주시 팔레스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제27회 제주신인문학상 심사평◇

코로나19로 문화예술활동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나 문학인 경우 오히려 개인 창작활동에 최적인 환경이 조성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제주신인문학상 응모자가 많지 않아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올해에도 시 시조 소설 동화 분야에만 응모자가 있었을 뿐 수필 희곡 평론부문은 응모자가 없어 문학에 대한 매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들은 장르별로 각자 분야에서 작품을 숙독했다. 그리고 1차 심사에서 걸러진 작품들을 총망라해서 모든 심사위원이 윤독하고 열띤 토론을 벌인 결과 아쉽게도 올해에도 당선작은 낼 수 없었다. 하지만 치열하게 문학 활동을 해보려는 신인들의 기는 꺽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견해여서 가능성이 있는 네 작품을 가작으로 선정하는데 뜻을 같이했음을 밝혀 둔다.

시의 경우 응모 편 수는 비교적 많았으나 보편적으로 수준이 낮았으며 너무 쉽게 시를 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었다. 강희규의 ‘제기차기’는 비교적 시어가 평이했고 쉽게 읽히면서도 가볍지 않아 제기라는 소재를 가지고 공중에서 춤을 추는 모습을 은유화해서 잘 표현했다고 볼 수 있으나 보내준 나머지 작품들은 고른 수준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다.

오은기의 시조 ‘백구두’는 시조 정형이 잘 갖춰져 있고 노력한 흔적은 보였으나 1연과 2연은 일관성 있게 잘 연결되었으나 동떨어진 3연이 흠으로 지적되었다. 시조의 경우 응모작이 적은 가운데서도 ‘백구두’는 시조 본래의 특성을 살려 창작하려는 의도는 엿보여 가작으로 선정하였다.

김정원의 소설‘흔한 남자의 밤’은 그야말로 유흥가에서 벌어지는 삐끼들과 흔한 남자들의 일상을 그린 소설이다. 소설인 경우 묘사가 대단히 중요하다. 세련된 문장으로 쓰여진 소설은 잘 그려진 한 편의 풍경화를 감상하는 듯 상큼하기에 묘사력이 돋보이는 작품을 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 소설인 경우 유흥가에서 살아가는 조폭 출신 호객꾼들의 삶을 질펀하게 드러내면서 독자들의 호기심을 끌기에 성공한 듯했으나 긴장감이 없이 평탄하게 흐르는 문장과 구성에 아쉬움이 많았다. 독자가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안 읽고는 못 배길 정도의 짜임과 구성이 있어야 한다. 유흥가에서 벌어지는 군상들을 탐구하려는 노력이 소설 곳곳에 나타나 있는 점 유흥가에 기생하면서 생활하는 조폭들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은 좋았으나 이야기 구성이 삐끼들 호객행위와 회사원들의 2차 회식 자리로만 구성되어 단순하다는 점과 긴장감이 없고 갈등구조와 절정이 없이 육두문자로만 이뤄지는 대화들 그리고 일행을 폭행하고 나눈 엄마와의 전화 통화로 끝나는 평범한 일상 이야기 구조여서 아쉬움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에 새 삶을 찾으려는 주인공과 엄마의 갈등구조를 조금이나마 끼어넣으려는 가능성을 보았기에 가작으로 선정하였다.

또한 동화의 경우 너무 대화체를 많이 사용하거나 설명 위주의 이야기 전개 등은 동화의 극적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독자들로 하여금 외면당하게 마련이다. 동화도 곧 소설이다. 따라서 묘사와 탄탄한 구성이 있어야 하며 갈등도 있어야 한다. 김도경의 동화 ‘달려라 소영이’는 소영이의 결심과 각오 그리고 갈등이 작품 전면에 녹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건 엄마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며 교통사고로 잃은 엄마의 꿈을 대신 이루려는 보상심리가 작품의 전면에 깔려있었다. 그리고 엄마가 교통사고 난 날 당시의 캐릭터 달려라 하니를 현재에 차용해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려는 의도는 좋아 보였지만 청소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평이한 구조가 긴장감을 떨어뜨려 역시 향후 탄탄한 구조와 재미로 동화를 창작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의 갈등과 그 갈등을 해결하고 이겨내려는 짜임을 작품 전면에 포진해 놓은 걸 보면 동화작가의 가능성은 충분해 보여 역시 가작으로 선정했음을 밝힌다

총설 한다면 운문이든 산문이든 신인들은 신인다운 시어와 어휘를 가지고 자기 작품 세계를 구축해 내야만 한다. 모든 창작이 모방에서 나오는 것만은 틀림없지만 기성 작가의 흉내를 내거나 독창적이지 못한 창작작품은 독자들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번에 가작으로 선정된 네 작품은 대부분 문학도로서의 가능성은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을 창작했기에 가작으로 선정했다. 가작에 선정된 시 부문 강희규 님, 시조 부문 오은기 님, 소설부문 김정원 님 동화부문 김도경 님에게 축하를 드린다. 당선의 영광보다는 가작이 문학의 결기를 다지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기에 더욱 정진했으면 좋겠다. 가작과 선정되지 못한 분들의 작품은 심사위원의 작품을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 따라서 선정되지 못한 분들에게는 실망은 금물이라는 말씀과 함께 아울러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내년에 더 숙련된 작품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제27회 제주신인문학상 심사위원장 고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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