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집 《콩벌레》, 《뽁뽁이》, 《징검돌 버팀돌》을 펴내며 어린이들의 천진하고 유쾌한 세계를 생동감 있게 그린 김정련 시인이 네 번째 동시집 《방귀 뀌는 로션》으로 찾아왔다.
1부 ‘휴가 중인 허수아비’, 2부 ‘고마워! 똥파리야’, 3부 ‘담쟁이가 그린 벽화’, 4부 ‘매운맛 자알 봤지?’로 구성되어있다.
사물, 친구, 식물과 생태, 가족과 사회로 범위를 확장하며 이어지는 시집은 주변을 유심히 관찰하여 건강하고 유쾌한 시선으로 그려낸 54편의 동시를 수록하고 있다.
표제작이자 시집의 제목인 〈방귀 뀌는 로션〉은 시인의 다섯 살 어린 조카의 말에서 탄생했다.
거의 다 쓴 선크림을 짤 때의 모양새가 방귀 뀌는 모습과 꼭 닮아 그에 빗대어서 표현한 것이다.
여기에 작가의 말을 통해서 조카를 비롯한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아이들을 ‘따라다니며 본 풍경들’을 저장한 후 동시를 쓰며, ‘내 맘을 동시를 빌려 표현할 수 있을 때 작가가 되길 잘했다고 여긴다’라고 창작의 동력을 밝혔다. 김민경 작가가 색연필과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 또한 시에서 전해지는 특유의 유쾌함을 살리는 데 힘을 더 실어준다.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일상생활에서의 풍경을 흘려보내지 않고 시의 소재로 포착한 이번 동시집에는 매사에 진심을 담아 대하는 어린이들의 행동과 태도가 잘 반영되어 있다.
「우산 두 개」에서는 반가운 나머지 사람을 보면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처럼 몸이 먼저 빠르게 반응하는 어린이가 등장한다. 인간관계와 일에서 계산을 앞세우곤 하는 어른들의 세계와 달리,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에서 아이들의 건강한 세계를 느낄 수 있다.
김정련작가는 초등학교 돌봄선생님, 아라신문 기자와 제민일보 도민기자, 편지 쓰기 강사, 글쓰기 강사, 제주아동문학협회 활동을 하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제주MBC백일장, 여성신문백일장, 삼의문학상, 아동문예 신인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콩벌레》, 《뽁뽁이》, 《징검돌 버팀돌》 등이 있다.
[작품 감상]
비 오는 날
우산 두 개 들고
학교 가요.
어깨 쭉 펴고
걸음도 씩씩하게
학교 가요.
선생님, 빌려주신 우산 가져왔어요.
몸은 복도에 있는데
목소리가 먼저
교실로 갑니다.
- 「우산 두 개」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