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이 것이 김 후보 문제에 대한 당 안팎의 거센 논란을 잠재우고 젊은 유권자 등 지지층의 표심을 붙들 '묘수'가 될수 있을지, 아니면 기존 지지층마저 이탈하게 만드는 '자충수'가 될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7일 황창하 비서실장을 통해 "김용민 후보의 과거의 발언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분명 잘못된 것으로서 당 대표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다른 지역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후보들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도 송구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후보 사퇴 여부에 관해서는 "당은 김 후보에게 사퇴를 권고했으나 김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심판받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혀 김 후보의 출마 강행 의사를 용인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당 안팎에서 강하게 일고 있는 김 후보의 사퇴압박을 외면하겠다는 것이다.
한 대표가 김 후보 사태이후 처음으로 사과발언을 한 것은 먼저 확산되고 있는 당내 반발 기류를 잠재우고, 여성·노인·종교 관련 시민단체의 분노를 달래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나는 꼼수다 청취자들로 대표되는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끌어안기 위한 다목적 전략으로 보인다.
앞서 이해찬 상임고문은 "사과하는 수준 가지고 안 된다면 빠르게 사퇴해야 한다"며 "후보 본인이 사퇴하지 않겠다면 그 선거를 포기하더라도 민주당으로서는 더 이상 후보를 보호하지 않겠다는 등 명쾌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당 지도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서울 송파을에 출마한 중진 천정배 의원도 "젊은 유권자들이 노원 쪽 문제를 상당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당에서 나름대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당의 대책을 요구했다.
천 의원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구 후보들도 '제2의 임종석 사태' '제2의 이정희 사태'를 거론하며 한 대표와 당 지도부에게 대책을 요구하자 결국 한 대표가 이에 대한 응답으로 공식 사과라는 카드를 꺼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도 거센 상황이다. 대한노인회, 바른사회시민회의, 레이디블루, 한국장로총연합회, 한국교회평신도단체협의회, 평신도지도자협의회, 기독시민운동중앙회, 성공21, 에스더구국기도회, 한국미래포럼 등 10여개 단체들이 김 후보 등에 대한 비난성명 등을 쏟아내왔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런 상황을 계속 모르쇠로 일관했다간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클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껴 결국 사과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 후보 막말파문이 확산되자 나꼼수 공동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끝까지 간다. 사퇴하면 나꼼수도 여기까지구나라며 젊은이들이 투표장에 안 나올 수 있다"며 김 후보의 사퇴가 젊은 유권자들의 이탈로 직결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서도 김 후보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 대표가 이런 상황에서 장고 끝에 묘수를 내놨지만 과연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막말파문으로 이미 상처를 입은 지지자들이 한 대표의 뒤늦은 사과에 다시 마음을 돌려 민주당과 후보들에게 투표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당수 부동층들이 가뜩이나 이번 사태로 민주당에 실망스런 견해를 보여왔는데 한 대표의 '선택'을 얼마나 이해할 지도 관심거리다.
한편 한 대표의 이번 발표를 통해 '당이 자진사퇴를 요구했지만 김 후보 자신이 출마를 고집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김 후보는 공개적 압박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 후보가 선거일 전에 스스로 사퇴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김 후보는 2004년 인터넷 성인방송에 출연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지상파 텔레비전이 밤 12시에 무조건 떡(성행위를 지칭하는 속어) 영화를 두세 시간씩 상영하는 거다. 주말에는 특집으로 포르노를 보여주는 거다"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이 최근 추가 폭로되면서 여성계와 노인단체,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사퇴압박과 비난을 거세게 받고 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