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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이정희 PK 꽃바람 유세…효과는?
한명숙·이정희 PK 꽃바람 유세…효과는?
  • 나기자
  • 승인 2012.03.29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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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와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28일 부산·창원·울산을 연달아 방문하며 야권연대 공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개최, 야당 지지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노력했다.

각각 노란색·자주색 선거운동복을 갖춰 입은 두 사람은 부산시청, 부산일보 파업현장, 경남도청, 한국노총 울산지역본부,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 집회현장 등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소위 '개나리 진달래 유세단'이 18대 총선 당시 41곳 중 36곳을 여당에게 내줬던 부산·울산·경남지역에 첫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부산

한명숙 대표는 이날 새누리당이 부산지역 의석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지난 20년을 '잃어버린 20년'으로 규정했다.

특히 한 대표는 수출액 점유율 3%로 하락, 인구유출 40만명, 자살률 전국 7개 도시 중 1위 등 통계를 차례로 제시하며 부산주민들의 자존심을 자극했다. 이처럼 부산시민들을 실망시킨 새누리당에게 다시 정권을 맡겨선 안 된다는 것이 한 대표의 주장.

한 대표의 날카로운 지적에 분위기가 침울해질 즈음 이정희 대표가 분위기를 바꿔 부산 치켜세우기에 나섰다.

이 대표는 "부산은 희망의 상징"이라며 "야권연대 공동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이 이곳 부산에서 가장 먼저 발표되면 봄바람이 전국으로 불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대표의 말대로 실제 부산시민들 사이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택시기사 김도중씨는 "이명박 정부 들어 노무현 때보다 더 살기가 힘든 것 같다"며 "이명박이 잘 할 것 같아서 찍었는데 이번엔 (여당을)안 찍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동남권 신공항 위치로 밀양이 적합하냐, 가덕도가 적합하냐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던 지난해,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이 밀양에 무게를 뒀다는 것 역시 여당의 이미지를 악화시킨 한 요인이었다.

김씨는 "박근혜가 신공항 부지로 밀양을 지지한 것 때문에 딱 싫어졌다"며 "밀양에서 누가 국제선을 타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생활고 역시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반발을 키우고 있다. 김씨의 택시 뒷유리에는 '치솟는 LPG값 15만 택시가족 다 죽는다'란 내용의 붉은색 딱지가 붙어있었다.

수영구에 사는 이진현씨도 "이제 (새누리당이)싫증난다"고 단적으로 말했다.

'부산 민심이 야당 지지로 돌아섰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이씨는 고개를 저은 뒤 "김영삼·김대중 시절에야 무조건 한나라당을 찍었지만 이제는 부산도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선호하는 당에 투표하기보다 인물을 보고 투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그러나 인물을 보겠다는 이씨 역시 "문재인, 한명숙, 문성근보다는 박근혜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를 완전히 철회하지 않은 듯한 눈치였다.

◇창원

부산을 떠난 한명숙·이정희 대표는 나란히 창원 명서전통시장을 찾았다. 두 사람은 창원의창 지역구 야권단일후보인 통합진보당 문성현 후보와 함께 시장을 누비며 상인들과 악수를 나누고 지지를 요청했다.

바쁘게 움직이는 두 대표를 바라보던 상인 남모씨는 "창원에는 노동조합이 많아 통합진보당과 창원시내 노조들은 상생하는 입장"이라며 "두 사람의 시장 방문으로 시너지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상인 허모씨도 "상인회와 문 후보는 정서적으로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문 후보가 새누리당 박성호 후보를 상대로 우세를 보이고 있음을 인정했다. 실제로 문 후보는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에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시장에는 문 후보의 부인인 이혜자씨가 등장해 한명숙 대표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씨는 한 대표와 함께 군부독재에 맞서다 1979년 이른바 '크리스찬 아카데미' 사건으로 함께 구치소에 갇혔던 인물.

한 대표의 정신여고 후배인 이씨는 이날 "민심이 변화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남편이)이긴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의창구 내 20~40대 유권자 비율이 66%에 달하고 노동자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유리하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옛 동지와의 만남에 고무된 한 대표는 상인들과 손님들을 향해 "야권연대의 바람이 이제 몰아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 역시 "야권연대에 대한 기대감이 느껴진다"며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이 힘을 합하면 서민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

두 대표의 다음 행선지는 울산이었다.

이 대표는 울산 옥동문화웨딩홀에서 열린 야권연대 공동선거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장에서 "울산은 노동자의 도시이자 통합진보당에게는 고향 같은 곳"이라며 친근감을 표한 뒤 "2주 동안 힘을 폭발시켜 전국에 야권연대의 바람이 소용돌이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야 대선까지 승리할 수 있다"고 지지를 요청했다.

한 대표도 울산지역 노동자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한 대표는 "이명박 정부 동안 비정규직을 양산한 잘못된 노동정책 탓에 노동자들이 추운 겨울을 보냈지만 이번에 민주당에는 한국노총과 시민사회에 이어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까지 결합했다"며 "이제 19대 국회는 노동의 천국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이나 창원에 비해 울산의 상황은 야권연대에 우호적이지 않은 듯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중구와 남갑, 남을, 동구, 울주군 등 6개 지역구 전체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이 우세를 보였다. 북구의 통합진보당 김창현 후보가 새누리당 박대동 후보를 상대로 박빙 열세인 점, 남갑의 민주통합당 심규명 후보의 지지율이 18%대에서 30%대까지 오른 점이 위안거리라면 위안거리다.

대다수 울산시민들은 '야권이 이명박 정권 심판과 야권연대로 바람을 일으키려 했지만 이후 분위기가 정체되고 유권자의 관심을 끌만한 이슈가 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한 대표와 이 대표가 이날 야권연대 공동선대위 출범식으로 모처럼 이벤트를 마련하긴 했지만 그 파급력 역시 미지수다. 한나라당 출신 시·군·구 의원이 울산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 전국 최고 수준의 임금을 받는 울산지역 노동자들이 점차 나이를 먹을수록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도 야권에게는 반갑지 않는 소식이다.

이같은 현실을 감지한 듯 민주당은 노동계와 연대를 활용,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울산 6개 지역구에 출마한 야권 후보 가운데 민주당 후보인 심규명·송철호 후보에 대한 특별지원 의사를 밝힌 것.

민주당 최고위원직을 맡고 있는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한 대표와 함께 울산을 찾아 "심규명·송철호 후보가 당선되고, 다수당이 되고,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조합원들의 권익을 보호하며 발전적 변화를 실현하는 등 노동자와 서민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도 "울산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은 혁명이자 수권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울산지역 노동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부산·창원·울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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