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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 '과거와의 화해' 나선 박근혜
총선 앞두고 '과거와의 화해' 나선 박근혜
  • 나기자
  • 승인 2012.03.14 0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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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한나라당 대표로 재신임 이후 3번째 사과
야권공세 차단위한 포석인 듯…야권 "진정성 없다"

▲ 박근혜 뜨자 부산 도로 마비
【서울=뉴시스】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을 앞두고 다시 한번 '과거와의 화해' 의지를 밝혔다.

TV 토론회 참석차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체제에 고초를 겪은 민주화 세력에게 사과의 뜻을 나타낸 것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KNN 부산 본사에서 열린 9개 지역민방 공동 초청토론 녹화에 참석해 "산업화·민주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항상 죄송한 마음을 가져왔다"며 "그분들께 사과를 드리고 나라를 위해 손 잡을 일이 있으면 언제나 함께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극화가 심해지고 계층·지역·세대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갈등을 완화하고 국민이 하나가 되는 통합을 이뤄야 한다"며 국민통합을 시대정신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사실 박 위원장에게는 과거부터 유신체제의 그늘이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다. 특히 2004년 한나라당 대표로 재신임된 직후 집중적으로 유신체제에 대한 사과 요구를 받았다.

당시 박 위원장은 유신시대에 최대 피해자 중 한명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찾아간 자리에서 "아버지 시절에 심려와 걱정을 끼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직접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또 2007년 6월 17대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하며 "아버지 시대에 불행한 일로 희생과 고초를 겪은 분들과 가족 분들에게 항상 송구스럽고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공식 사과입장을 표명한 바도 있다.

이후 5년만에 총선과 대선이라는 더 큰 정치적 시험대를 앞두고 다시 한번 사과와 화해의 뜻을 밝힌 셈이다.

부산이라는 장소가 갖는 의미도 특별하다. 부산은 1979년 박 전 대통령의 유신독재에 학생들과 시민들이 저항한 부마항쟁의 진원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학창시절을 보낸 곳이자 정치생활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총선국면에서 자연스레 예상되는 야권의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정치적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 주도권이 이명박 대통령에서 박 위원장으로 넘어 온 상황에서는 야권의 정권 심판론이 새누리당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 문제를 걸고 넘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박 위원장에 대한 공격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공세를 무디게 하려는 방어 차원으로 볼 수 있다"며 "야당의 비난수위를 낮춰 PK(부산·경남)에서 새누리당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자 PK의 선거운동을 예고한 것"이러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법원에서 정수장학회의 모태인 부일장학회가 군사정권의 강압에 의해 박 전 대통령에게 헌납됐다는 판결이 나온 만큼 이를 인정하고 논란을 털어 버리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야권은 "진정성이 없는 사과"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김현 민주당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마지못해 하는 엉거주춤한 사과는 민주화를 위해 싸우다 군사독재에 희생된 분들과 국민을 더욱 화나게 할 뿐"이라며 "박 위원장이 진정으로 사과하고 싶다면 정수장학회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진보당도 대변인 논평에서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은 분들께 한 사과는 '본의 아닌' 총선·대선용 사과"라며 "피로 쓴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대한 성찰과 유신독재에 대한 통절한 뉘우침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박 위원장 측은 지나친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박 위원장의 한 측근은 "정치적 발언이라면 부산보다는 광주에서 하는게 효과가 더 컸을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무한한 존경심을 갖고는 있지만 산업화의 어두운 그늘에 대해서는 또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진정성을 표명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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