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일 도청앞 천막촌 사람들’, 원희룡 지사와의 공식 면담 요청
‘600일 도청앞 천막촌 사람들’, 원희룡 지사와의 공식 면담 요청
  • 강내윤 기자
  • 승인 2020.08.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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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 ⓒ채널제주

2018년 12월부터,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 강행을 막기 위한 절박감에 제주 도청 앞으로 모여들어 천막들을 세운 사람들의 공간이자 관계인 도청앞 천막촌은 2020년 8월 9일로 600일을 맞이한 가운데 ‘제주도청앞 천막촌 사람들’은 9일 원희룡 지사와의 공식 면담을 요청했다.

‘제주도청앞 천막촌 사람들’은 이날 논평을 내고 “600일 동안 제주 제2공항 문제는 환경수용력, 도민결정권의 문제의식이 도민사회로 확산되며 국토부의 일방 추진이 어려워지는 새 국면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또 “도청앞 천막촌은 제주도가 추진 내지 관리 주체인 비자림로 확장공사, 선흘동물테마파크 사업, 서귀포시 우회도로, 송악산뉴오션사업 그리고 노동, 생태, 교육 등 갖가지 제주 현안에 목소리를 내려는 자들이 모이는 제주 정치의 광장이자 공론장으로 거듭났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 7월 24일 도의장과의 면담에서도 도청앞 천막촌 사람들은 비자림로 시민모임, 선흘2리 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 송악산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의견을 개진했다”며 “그 중 제2공항 사업은 비자림로 확장공사, 서귀포시 우회도로 사업 등과 직결되어 있으며, 사업 추진 여부가 제주의 생태-환경-사회-문화-경제를 좌우할 제주 최대의 현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2공항 사업은 7월에 진행된 ‘제주 제2공항 쟁점 해소를 위한 공개토론회’를 거치며 스무 개 넘는 첨예한 쟁점이 드러나 이에 관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며, 제2공항 사업의 추진에 관한 도민의 숙의를 거쳐야 할 상황”이라며 “국토부 측은 ‘제주도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도민 의견을 수렴해 국토부에 건의할 경우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했다.

또 “제주도의회는 도민의견 수렴에 관한 모색을 이어가고 있으며, 제주도의 여러 언론은 제주도정이 제2공항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입장을 취할 것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며 “백여 개 단체가 연합한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자체적으로 보고서 검토, 현지 조사를 하며 도민공론화를 주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공항시설법 3조에는 ‘국토교통부장관은 종합계획을 수립하거나 제3항에 따라 종합계획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의견을 들은 후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하여야 한다’라고 적시되어 있다”며 “여기서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의견’은 도지사의 개인 의견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의 의견’, 즉 제주도민의 집합적 의견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주민투표법 8조에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지방자치단체의 폐치(廢置)ㆍ분합(分合) 또는 구역변경, 주요시설의 설치 등 국가정책의 수립에 관하여 주민의 의견을 듣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주민투표의 실시구역을 정하여 관계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주민투표의 실시를 요구할 수 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고 했다.

또 “지금 시점에 첨예한 쟁점들에 대한 객관적 검증과 도민의 숙의를 거치지 않고 제2공항 사업이 강행된다면, 장기간의 건설과정 동안 성산 지역의 주민간, 제주도 전역의 도민간에 돌이킬 수 없는 사회적 갈등이 초래될 것임이 분명하다”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도청앞 천막촌 사람들은 제2공항 사업의 정당성, 제2공항 문제의 해결방안, 생태환경위기에 직면한 제주사회의 지속가능성, 도민이 주체가 되는 제주사회의 민주주의에 대해 원희룡 도지사와 면담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한다”며 “도청앞 천막촌은 이미 600일 동안 제주도청 앞에서 의견을 밝혀왔다”고 했다.

이들은 ”주말을 제외하고는 매일 아침집회를 통해 목소리를 높여왔다“며 ”도청앞 천막촌이 제2공항 문제와 관련해 제주도가 속히 만나야 할 시민들의 자발적 모임임은 부언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이어 “이미 비자림로 시민모임,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강정평화네트워크, 서귀포시우회로도 시민모임 등이 저마다 시급한 사안을 두고 원희룡 도지사와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만일 원희룡 도지사가 대선 도전 준비 작업에 분주해 제주도에서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면담이 성사될 수 없는 것이라면, 원희룡 도지사가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는지 전국적으로 수소문하고자 한다”며 “원희룡 도지사가 제주도의 여러 현안을 방치하고 대선 도전에 나선다면, 제주도와 전국의 시민들을 위해 현 도정의 문제, 현재 제주도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차분하고 낱낱이 밝힐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들은 “여기에는 원희룡 도지사 개인에 대한 원망은 없다”며 “살려야 하고 살아야겠다는 절박감 그리고 원희룡 도지사가 말했듯이 우리를 이어갈 다음 세대에게 ‘공존불가의 자연, 거주불능의 지구’를 물려줄 수는 없다. 그들이 우리로 인해 피해 당사자가 되어서는 안된다(「거주불능의 지구를 넘겨줄 수는 없다」)‘라는 의무감에 도청앞 천막촌은 움직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만일 원희룡 도지사가 자신의 대권 욕망으로 제주도에서 많은 문제와 분란을 일으킨 채 도지사로서의 책무를 방기하고 전국(결국은 서울) 행보에 몰두한다면, 도청앞 천막촌은 원희룡 도지사의 전국 행보를 제주도의 문제와 문제의식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매개로 삼을 것”이라며 “지난 600일 동안 제2공항 사업만이 아니라 비자림로 확장공사, 선흘동물테마파크, 서귀포우회도로, 송악산뉴오션사업이 지체되거나 난항을 겪거나 추진이 어려워 졌다”고 말했다.

또 “도청앞 천막촌은 코로나 시대가 시작된 2020년을 난개발의 광풍이 끝나고 제주도가 생명과 생존과 생활을 위한 새로운 시대로 들어서는 전환점이라 선언하고자 한다”며 “더 이상은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 추세는 되돌릴 수 없다”고 천명했다.

‘제주도청앞 천막촌 사람들’은 “원희룡 도지사가 진정 ‘거주불능 지구’를 우려한다면, 더욱이 면담 요청을 수용해 달라”며 “우리의 문제 제기에는 어쩌면 원희룡 도지사의 의도를 오해한 대목이 있을 수도 있다”며 “만약 그렇다면 제주도청 앞에서 자리를 잡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따금 마주쳤을 뿐 대화할 기회가 없었던 탓”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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