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9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추첨에서 이란을 비롯해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레바논과 함께 A조에서 편성됐다.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환호할 만한 상황도 아니다. 대체적으로 무난한 조 편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점인 가운데 한 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다. '중동의 강호' 이란을 만났다는 점이다.
한국은 이란과 가장 최근인 지난해 카타르아시안컵에서 연장 접전 끝에 윤빛가람의 결승골로 승리했지만 역대 25번 만나 9승7무9패를 기록했을 만큼 백중세다.
아시안 컵에서는 1996년부터 2011년까지 15년 동안 5대회 연속 8강전에서 만났다. 끈질긴 인연이다. 1996년 아시안 컵에서 한국에게 2-6 참패의 수모를 안겨준 것도 이란이다.
한국은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세 번 맞닥뜨렸다.
19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 1994년 미국월드컵 그리고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서다. 그중 한국은 1승4무의 성적을 거뒀다.
한국은 19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이란과 처음 만나 2차례 무승부를 거뒀다. 1994년 미국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3-0 완승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두 차례 비겼지만 한국에 밀려 승점이 모자란 이란은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이란은 중동 특유의 스타일에 이란만의 강인한 하드웨어가 접목돼 껄끄러운 상대로 꼽힌다. 세대교체에 실패해 전력이 예전만 못하는 평가도 있지만 이란은 이번 3차예선에서 3승3무를 거뒀다.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상승세가 무섭다.
10만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이란의 경기장은 해발 1270m에 육박하는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원정 팀에 악명이 높다. 10만명이 한꺼 번에 만들어 내는 소음에 집중력을 발휘하기도 힘들다. 테헤란의 악몽으로 불리는 이유다.
최강희 감독은 앞선 "이란 원정은 고지대, 시차 적응 등 까다로운 부분이 많다"며 2번 시드에서 일본을 원했다.
이란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도 부담 요소다. 케이로스 감독은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석 코치를 거쳐 레알 마드리드,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을 지냈다. 1990년대 초반 포르투갈 황금 세대를 이끌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이란 대표팀에는 스페인 오사수나에서 활약 중인 미드필더 자바드 네쿠남과 독일 볼프스부르크의 공격수 아슈칸 데자가 등 유럽파도 쟁쟁하다. 최근 대표팀에 합류한 베테랑 알리 카리미도 위협적인 존재다.
신문선(54)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명지대 교수)는 "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팀이 이란이다. 이란은 한국과 비교할 때 체력과 체격적인 면에서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독일에서 뛰는 경험 많은 선수들이 적지 않다"며 "역대 전적에서도 보듯이 이란은 언제든지 우리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어 이 또한 부담 요소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8회 연속 본선 진출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란을 반드시 꺾어야만 한다. 브라질로 가는 길목에서 다시 만난 이란. 오는 10월18일 이란과의 원정 경기가 본선 진출을 좌지우지 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