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협력하는 배움의 공동체는 교육 본령에 대한 성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논평]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협력하는 배움의 공동체는 교육 본령에 대한 성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 채널제주
  • 승인 2020.05.1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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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스승의 날이다. 올해 스승의 날은 반복되는 등교 연기와 온라인 개학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 아이들과 만나지 못한 채로 맞이하게 되었다. 예년 같았으면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을 푸르른 교정은 적막하기만 하다. 우리 교사들은 촉박한 시간 속에서도 교육자로서의 책임감으로 원격 수업이라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 랜선 너머 학생들과 교감하며 교육활동에 최선을 다한 교사들의 수고와 인내, 헌신에 감사를 넘어 깊은 위로와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

매년 스승의 날이 되면 교권침해 소식과 차라리 스승의 날을 없애 달라는 교사들의 씁쓸한 호소를 접하게 된다. 올해는 이에 더해 원격 수업 하에 쏟아지는 업무와 민원, 학교 현장과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정책들, ‘학교가 방역의 최전선’이라며 방역의 책임까지 떠안은 상황 속에 놓여있다. 코로나 이후의 교육에 대한 담론도 넘쳐난다. 코로나를 경험하며 우리 사회는 가정과 학교의 역할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교육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스승의 날을 맞아 교육의 본령을 되돌아보고자 한다. 지금의 학교가 이러한 교육의 본령을 달성하는데 부족함이 없는지 돌아봐야 할 때다.

전교조는 2019년 결성 30주년을 맞이해 학교 현장 교원들의 문제의식과 해결방안을 수렴하고자 10만 교원 조사사업을 진행했다.(2019.10.1.~12.6, 전국49,084명 참여, 제주지역1,143명 참여) 광범위한 현장 의견 수렴을 통해 현재 학교 현장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교육 운동사에 유래 없는 5만여 명이라는 참여 인원은 그만큼 현재의 학교가 ‘교육이 불가능한’ 지경까지 내몰렸다는 방증이며, 이의 해결을 원하는 교사들의 간절한 목소리가 담긴 것이다. 이러한 교사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는 데서부터 교육의 변화는 시작된다.

10만 교원 조사사업을 통해 나타난 제주 지역의 ‘교육이 가능한 학교’를 위한 과제로

첫째,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집중하기 위한 방안 1순위는 ‘행정 업무 교육지원청 이관으로 교육 활동 보장’(60.9%)과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에 대한 대책 수립’(34.4%)을 요구였다. 교사가 행정 업무에서 벗어나 교사의 본령인 수업, 상담,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제대로 된 교육 혁신이 가능하다.

둘째, 교육에 집중하기 위한 국가(교육부, 교육청)가 해결해야할 정책 1순위는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수업 시수 감축(48.1%), 2순위는 성과급・교원평가 등 경쟁 교육 철폐(40.8%)이었다.

특히 전국 조사에서는 성과급 및 교원평가 등 경쟁교육철폐(45.5%)가 1순위로 나타난 것과 달리 제주지역은 학급당 학생수 감축에 대한 감축의 요구가 가장 많아 제주지역의 학교 현실을 반영한다고 할 것이다. 코로나 19 상황에서 ‘과대학교 및 학급당 학생수가 많은 과밀학급’의 문제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지금 학교의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적정 규모의 학교 만들기 및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위해 국가(교육부, 교육청)가 나서야 할 때이다.

셋째, 교실 교육활동에서 힘든 점으로는 10명중 6명의 교사들은 ‘과중한 행정업무’라고 대답했다. 이어서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43.7%)을 꼽았다.

유치원의 경우, 과중한 행정업무(85.7%)에 이어 과밀학급(57.1%)문제를 답했다.초등학교의 경우,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40.9%), 과밀학급(40.7%), 과중한 행정업무(39.9%)이 어려운 점으로 조사되었다. 중학교의 경우, 1순위 학생의 학습 무기력(40.9%), 2순위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40.3%)로 조사되었는데 고등학교의 경우는 학생의 학습 무기력(45.3%)보다 과중한 행정업무(52.1%)이 더 힘든 과제라 답했다.

특수학교의 경우, 1순위 과중한 행정업무(86.4%), 2순위 학생의 학습 무기력(31.8%)이었다.

학습과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 대한 근본 대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학습 무기력이 증가하고 수업 중 자는 학생의 비율이 늘어난다면 그것은 현재의 교육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학교가 입시를 위한 과도한 경쟁 속에 패배감만 가르치는 곳이라면 우리 교육의 미래는 없다.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제도적 차원에서의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코로나 19로 인해 온라인 수업과 긴급돌봄으로 피로감이 가중되는 지금 지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도교육청에서 시작한 코로나19 의료진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덕분에 챌린지' 캠페인이 취지와 달리 일부 반강제적 캠페인 참여 유도로 인해 일부 학교현장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뉴스가 있었다. 도교육청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또는 관행적 교육 행정 시스템에 대한 성찰을 먼저 하기 바란다.

우리는 스승의 날을 맞아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협력하는 배움의 공동체로서의 학교를 꿈꾼다. 그리하여 한 명 한 명 학생들의 소중한 꿈이 숨 쉬고 교사들의 열정과 노력이 열매 맺을 수 있는 학교, 그리하여 진정한 삶을 위한 교육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전교조제주지부는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20. 5. 15.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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