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주교 제주교구 강우일 교구장이 11일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며 24일째 도청 앞에서 단식농성중인 성산읍 주민 김경배씨를 찾았다.
강우일 주교는 이날 오전 10시경 제주도청 맞은편 김경배씨의 단식 천막을 방문해 20여분간 대화를 나누었다.
이 자리에서 강우일 주교는 “국민을 섬기는 권력이어야 하는데 국민을 밟아서 단기간에 업적을 남기려고 하는 그런 생리가 굳어져왔다”며 현재 추진되는 제주 제2공항사업의 추진과정에 대해 분명한 문제제기를 했다.
강 주교는 “건강이 걱정스럽다. 힘이 되어드려야 하는데 아무 힘이 되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기본적으로 국가가 도민의 바람을 무시하고 권력으로 무작정 밀어 붙이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에서 재개발 사업을 하면서 해 온 구조, 국가의 이름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무시하고 개인들의 생존권뿐만 아니라 백성들이 이어온 좋은 전통을 말살시키는 맥락 속에서 국가가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강우일 주교는 “국가권력을 위임받은 이들의 기본적인 국가관이 굉장히 오랜 세월동안 굳어진 오만한 태도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을 섬기는 권력이어야 하는데 국민을 밟아서 단기간에 업적을 남기려고 하는 그런 생리가 굳어져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슴 아프고, 여러분들이 많은 이의 아픔을 대신 짊어지고 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경배씨는 “이 일은 제주도 전체의 미래가 달려있는 일이다. 지금까지의 국책사업 추진방식”이라며 “문 대통령도 출마 전 절차적 정당성을 이야기했었다. 국토부가 오히려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시키고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이어 “지금 저는 도민을 지켜야 하는 도지사에게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라며 “취임식 할 때만 좋은 말을 하더니 취임식 끝나고 다 집어 던진 것처럼 보인다. 이건 저만의 싸움이 아니라 제주도의 미래를 위한 싸움이다”라며 강 주교의 방문을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