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 PD는 임씨에게 쓴 짧은 편지에서 "끝까지 좋은 남편으로 좋은 동반자로 남아주지 못하고 속만 상하게 해서 미안해. 내가 아끼는 만큼 사랑하는 만큼 잘해주면서 살고 싶었는데…. 그러기엔 생각보다 내가 너무 부족한 것 같네"라며 자책했다.
"당신이 내게 해준 거에 비해서도 너무 부족한 사람이고, 당신한테 배운 거에 대해서도 너무 부족한 사람이고…. 이제 내가 당신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아려온다. 고마워 그리고 정말 미안해 이게 내 진심이야"라고 토로했다.
손 PD는 "OO(아들)에게도 미안하다고 전해줘. 당신하고 같이 있던 시간들. 늘 행복했어"라며 말을 마쳤다.
손 PD는 지난달 21일 경기 일산의 자택 계단에서 넥타이로 목을 매 숨졌다. 현장을 가장 먼저 목격한 임씨가 손 PD의 부모와 가족, 친지, 동료 등에게 죽음을 알리지 않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임씨의 지인은 13일 "임 작가와 손 PD는 작은 말다툼은 가끔 했지만 크게 싸운 적은 전혀 없었다. 정말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임 작가도 망연자실한 상태"라며 부부간 불화로 인한 자살설을 일축했다.
한편, 임씨와 손 PD는 SBS TV 드라마 '하늘이시여'(2006)에서 작가와 조연출로 만나 2007년 결혼했다. 손 PD는 재혼, 임씨는 초혼이다. 이후 이들 부부는 MBC TV '아현동 마님'(2007), SBS TV '신기생뎐'(2011) 등을 통해 스타 PD·작가로 주목받았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