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를 영입하려던 자유선진당의 4·11 총선 전략에 차질이 생겼고 보수표 분산을 걱정했던 새누리당 청주 흥덕을 지역구 예비후보자들은 한숨을 돌렸다.
구 이사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국민생각 박세일 대표로부터 당(국민생각) 최고위원 겸 사무총장직을 제안받은 후 고심 끝에 수락했다"며 "국민생각의 총선 전략과 인재영입을 진두지휘하는 사무총장으로서 전국 모든 지역구에 후보자를 공천해 돌풍을 일으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14·15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12년만에 어렵게 잡은 지역구 출마기회를 접은 까닭은 뭘까.
우선 그가 터잡으려던 청주 흥덕을 지역구에서 지지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어렵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충북의 호남'으로 불릴만큼 이 지역은 최근 10여 년 전부터 민주당 등 야당이 강세를 보이는 곳이다.
이런 정치적 성향은 과거 6·27 지방선거에서 확실하게 드러났다.
지역구에서 난타전을 벌이기보단 국민생각 비례대표로 나서는 것이 의원 배지를 달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계산도 했을 법하다.
실현 가능성은 제쳐두더라도 국민행동은 전국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내고, 70석 이상을 차지하겠다는 대외목표를 밝히고 있다.
구 전 의원을 히든카드로 생각하고 그를 영입하는데 공을 들였던 자유선진당은 씁쓸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현하 충북도당 위원장은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닭 쫓던 개 신세가 되고 말았다"고까지 했다.
이용희(보은옥천영동) 국회의원과 소속 단체장·지방의원들의 연쇄탈당으로 충북에서 기반을 잃은 선진당은 청주 상당(박선영·이인제·조순형 의원이나 이회창 전 총재)과 흥덕을(구천서)에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 교두보를 마련하고자 했다.
대전·충남을 석권하고 수도권·강원·충북에서 1∼2개씩 의석만 확보하면 교섭단체 재진입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계산이었다.
박 위원장은 "비상시국이다.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면서도 "하지만 구 전 의원이 아니더라도 당내에서 지역구에 나가 싸울만한 인물은 얼마든지 있다. '다른 방법'을 통해 인재를 영입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는 그날까지 정치판에서 엄청난 이합집산이 이뤄질 것"이라며 "진보연대가 뜨면 보수연대도 뜰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공천과정에서 이탈하는 인물을 다듬어 아군으로 만드는 '이삭줍기'도 가능하고, 장차 새누리당 등 보수세력과 세규합을 할 때 충청도 지분을 얻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풀이된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