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미술관 특별기획전으로 <소, 사랑하는 모든 것>전이 오는 7월3일부터 7일까지 이중섭미술관에서 열린다.
이 전시회에는 초대작가 12명의 작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전시기간 동안 12명의 작가들의 그림이 전시될 예정이다.
<초대작가>
고영만, 김강훈, 김지영, 부상철, 송미지자, 신승훈, 양재열, 유승현, 이두원, 이명복, 한항선, 허문희
<이명복 작가의 소 얘기>
1.
소를 그리러 옆 동네 금악리 목장을 찾았다.
얼마나 정겨운 풍경인가.
녹색초원에 살찐 소들이 각자의 취향대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초원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그들 곁에는 송아지들이 있기에 암소들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수소들은 대부분 우사에서 지내는 것 같다. 주인의 허락을 받고 우사 안으로 들어가니 엄청나게 큰 황소들이 마치 포식자를 만난 듯 우왕좌왕 한쪽 구석으로 피한다.
맑고 슬픈 눈을 한 황소들이다. 나를 주시하다 용기 있는 한 마리가 나에게 다가와 코를 내민다. 콧등을 쓰다듬어주자 곧 다른 녀석들도 다가와 나에게 코를 내민다.
왜 피했소?
먹으러 온 줄 알았소.
나는 당신들을 그리러 왔소.
우리 슬픈 얘기를 꼭 그려주소.
잘 될지 모르지만 열심히 그려 보겠소.
믿겠소. 잘 좀 그려주소.
알겠소. 날 믿어보소.
2.
어제 저녁 아내가 장을 보잔다.
소고기 먹겠소?
싫소.
왜 싫소?
소를 그리고 있는데 먹히겠소?
그러겠소.
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을 읽어 보았소?
안 봤소.
좀 과장이 있지만 한 번 읽어 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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