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한 칼럼](7)'화려한 꽃만 감상하다 그해 농사 망친다'
[김진한 칼럼](7)'화려한 꽃만 감상하다 그해 농사 망친다'
  • 채널제주
  • 승인 2018.05.1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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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잘 피운다는 의미는 꽃을 많이 피운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뜻이다'
'다수확을 위해서 꽃을 많이 피우되 싹도 많이 나게 해야 한다'
▲ 김진한 칼럼니스트

 5월이면 밀감 꽃이 하얗게 피어오른다.

꽃이 화려할수록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다. 화려하게 핀 벚꽃, 노란 개나리꽃, 분홍진달래꽃은 꽃놀이 하는 관광객에게 이처럼 좋을 순 없을 것이다. 이와 반면에 농부가 자기 농장에 화려한 꽃을 보고 아름답다고 감탄하고 있으면 그야말로 농사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과일나무를 키우는 목적은 열매를 얻기 위함이다. 열매를 수확하려면 꽃을 잘 피워야 한다. 꽃을 잘 피운다는 의미는 꽃을 많이 피운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뜻이다. 꽃을 적당히 피워서 나무의 잎과 줄기사이에 균형과 조화를 이뤄 매년 알맞은 수량의 열매를 수확하게 하는 노련한 재배기술을 의미한다.

과일나무에서 꽃이 피는 현상을 원초적인 원리에서부터 알아보려면 책 한권으로도 모자랄 정도로 그 내용이 복잡하고 많다.

여기서는 꽃을 어느 정도 피울 것이냐? 하는 목표에만 초점을 두고 기술하고자 한다.

매년 귤나무는 크게 2가지 일을 한다. 하나는 싹이 나고 자라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꽃을 피워서 열매가 달리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싹이 나고 꽃이 피는 현상은 상호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일단 신초와 착화는 상호 반비례관계에 있다. 꽃이 많이 피면 신초발생량은 반비례하여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꽃피는 양을 적절하게 조절해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광합성양분은 잎에 의해 생산되므로 잎의 발생량이 적다면 그만큼 양분생산량은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한 나무에서 꽃이 많이 필수록 잎 발생량이 그만큼 반비례로 줄어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꽃은 열매로 가지 못하고 대부분이 낙과되고 만다. 나무는 잎이 감당할 수 있는 열매 수량만 남기고 나머지는 낙과시키기 때문에 잎의 수량에 맞춰 열매수를 스스로 조절한다. 이것을 보통 ‘생리낙과’ 현상이라고 한다.

감귤의 경우에는 1차와 2차로 나누어서 생리낙과를 하는데 대체로 1차 생리낙과 시기에 대부분의 열매수를 조절한다. 이 생리낙과 현상을 교과서에는 약 90% 정도, 그러니까 꽃이 100개 피었으면 10개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 90개 정도를 일괄적으로 낙과 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교과서적인 논리로 나무에서 꽃이 피는 현상을 바라보면 꽃이 많이 필수록 열매를 많이 수확할 것처럼 보인다. 일괄적으로 10%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 90% 정도를 낙과시킨다는 생리낙과 현상 이론으로 보면 꽃이 1,000개 이면 열매 100개, 꽃이 10,000개이면 열매 1,000개 ,,, 이런 논리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이는 교과서의 오류와 함께 상식이 얽혀버린 대단한 착시현상이다.

밀감 꽃은 봄에 피고 열매는 겨울에 수확하기 때문에 열매가 많이 달렸으면 봄에 꽃이 많이 피어야 한다는 논리는 너무도 당연하다. 여기서 잎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열매가 많이 달린다는 단서조항은 어디에도 없다. 열매가 많이 달리려면 꽃이 많이 피어야 한다. 하지만 단서조항으로 잎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이러한 원리가 성립된다.

열매를 많이 수확하는 비결은 꽃을 많이 피우되 싹도 많이 나게 해야 한다. 그런데 꽃이 많이 피면 신초는 줄어든다. 그래서 꽃을 많이 피우기보다는 적당히 피워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신초발아가 보다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문제가 있다. 꽃이 적게 피면 반비례관계에 있는 신초발아는 많아지는가? 또 신초발아가 많아지면 꽃은 반비례하므로 줄어드는가?

결론만 기술하면 꽃이 적게 피었다고 반드시 신초발아가 많아지는 정반비례관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 또한 신초발아가 많아졌다고 반드시 정반비례로 꽃피는 양이 정반대로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꽃이 피는 것을 기준으로 신초발아 현상을 비교할 때만 반비례관계인 신초발생이 줄어드는 관계가 성립한다.

다시 한 번 꽃이 피는 착화량과 신초발아 수량의 관계를 비교하면 신초 발생 수량이 적거나 많으면 착화량이 많아지거나 적어지는 비율이 일정한 반비례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즉 신초발생이 적어도 착화량이 적을 수 있으며 신초발생이 많아도 착화량 또한 많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착화량이 많으면 신초발생량은 이와 반비례로 적어진다. 착화량이 적으면 신초 발생량은 반비례로 많아지기도 하지만 마찬가지로 적어지기도 한다. 오직 착화량을 기준으로 비교할 때만 신초발아 수량이 반비례 관계가 성립한다.

이 기준에 따른 비대칭성이 착화량과 신초발아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초래한다. 꽃이 많이 피어야 열매가 많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측이 빗나가는 원인이 된다. 그래서 꽃이 피는 수량을 적당하게 조절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자연 상태로 두면 절대로 이 꽃피는 양이 적당한 수준이 되지 않는다. 꽃피는 양이 적당한 수준이 되도록 하는 방법은 신초발아를 많게 하면서도 꽃도 많이 피게 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

하지만 이 기술은 대충 농사경험이 많다고 습득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교과서나 농업기술 서적에는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다.

▲ 꽃이 많이 피어 잘못된 경우 ⓒ채널제주

위의 사진은 꽃이 많이 피어 잘못된 경우의 사진이다. 잘못된 꽃이 많이 피는 경우는 줄기 끝에서부터 기저부까지 액아마다 모두 꽃으로 가득핀 경우이다. 반면에 적당히 꽃이 많이 피어 올바른 경우는 줄기 끝에는 신초가 발아하고 기저부에는 꽃이 피는 경우이다.

줄기 끝에는 새싹이 발아하게 하고 그 바로 밑에 기저부에는 꽃이 피게 하는 기술은 고도의 기술적 감각이 필요하다. 짧은 기간에 달성되는 기술이 아니므로 한 번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낙담하지 말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꽃을 적당하게 많이 피우는 대체적인 방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꽃을 적게 피우려면 수분압력은 강하게 하고 꽃피는 에너지는 약하게 해야 한다.

▲ 꽃이 적당히 많이 피어 좋은 경우 ⓒ채널제주

꽃을 지나치게 많이 피우면 뿌리가 약해지면서 수분압력이 약해지고 나무성장이 둔화되고 기상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뿐만 아니라 얻어지는 열매도 적다.

꽃을 지나치게 적게 피우면 줄기가 많이 발생하고 뿌리활동이 왕성해지면서 수분압력이 강해지고 나무줄기는 무성해져 품질이 낮은 열매를 얻게 된다.

꽃도 적당히 피우고 수분압력의 세기도 적당하게 하여 신초가 발생하는 양과 꽃이 피는 양을 거의 50:50으로 조절하는 것이 고품질의 열매와 해거리 없이 지속적으로 열매를 수확하는 방법이다.

다음 편에 계속...

<본 칼럼의 내용, 이론은 김진한 칼럼니스트 개인 연구 결과임을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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