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을 비롯해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권 전체의 지원을 한몸에 받고 시장에 당선됐다.
개인적 역량과는 별개로 정치권의 도움이 그의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 때문에 다가오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박 시장이 정치권에 어떤 식으로든지 빚을 갚기 위해 제도권 정당에 발을 들여놓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통합당은 진작부터 박 시장의 입당을 기정사실화하며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1·15 전당대회에서 대표에 선출되자마자 박 시장의 입당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박 시장의 입당으로 민주통합당 외연 넓히기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미다.
박 시장도 원칙적으로 민주통합당 입당을 예고했다. 그는 앞서 "혁신과 통합이 된 단일 야당이 생기면 함께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문제는 입당 시기다. 박 시장은 그동안 구체적인 입당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박 시장은 자신의 입당이 야권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이 승리할 수 있는 최선의 수에 보탬이 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와 함께 자신의 당선에 적지 않은 공헌을 한 통합진보당과의 관계와 시민사회단체의 여론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 터진 민주통합당 경선과정에서의 '돈봉투' 살포의혹이 박 시장의 입당을 망설이게 한다는 관측은 이 같은 분위기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정가에서는 박 시장이 늦어도 2월 안에는 민주통합당에 입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박 시장 측근은 "(설)휴가를 다녀오셨으니 이달 중으로 (입당여부를)논의를 하실 것 같다"며 "이달 말이라고 해봤자 며칠 남지 않았으니 2월 중에는 민주통합당으로 (입당이)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시장이 입당을 결정할 경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해 준 시민사회세력과 동반입당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이학영 후보가 전당대회에서 지도부 입성이 좌절된 만큼 총선을 앞두고 시민사회의 민주통합당 지분 확보를 위해서라도 동반입당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다만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손꼽히는 김두관 경남지사의 행보에 따라 박 시장의 입당 밑그림이 다소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또 민주통합당과의 통합보다는 연대에 무게를 두고 있는 통합진보당 측이 연대가 확정되기 전에는 입당을 미뤄달라고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박 시장 행보에 작은 변수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