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실 시장 "시정전반을 시민들과 함께 이끌겠다" 각오 밝혀

다사다난했던 정유년(丁酉年)을 보내고 2018년 무술년(戊戌年)의 해가 시작됨을 제주시청에서 알리는 북소리가 이어졌다. 용고타고(龍鼓打鼓)다.
제주도내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 우려를 막기 위해 성산일출봉뿐만 아니라 전 지역에서의 일출제 행사가 취소된 가운데 2018 무술년 새해를 함께 맞고자 많은 시민들이 제주시청 광장에 마련된 행사장으로 모였다.
제주시청 한얼의 집에 마련된 커다란 북을 치는 '용고타고(龍鼓打鼓)' 행사가 진행되기 전, 2017년 12월 31일 오후 9시부터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축하공연 및 떡국 시식행사 등이 진행됐다.
이어 저녁 10시부터 이어진 공연 막바지엔 국내 대표 성악가인 강혜명 소프라노가 나서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했다.

또 커다란 화면을 통해 시민들의 영상메시지가 전해지고 난 뒤, 벤처마루 건물에 쏘여진 레이저 광선을 이용해 한 해 마지막의 카운트다운을 외쳤다.
2018년 무술년 1월 1일을 알리는 신호가 터지자 곧바로 용고타고가 진행됐다. 이어 고경실 제주시장은 무대에 올라 2018년도 신년 메시지를 직접 전했다.
고 시장은 "올 해는 시민 모두에게 넉넉한 한 해가 되면서 서로를 존중하고 상호 소통하면서 건강하고 아름다운 공동체로 발전하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극함을 더하는 복지와 늘 안전한 도시, 경제가 뒷받침 되는 행복한 공동체를 실현시키겠다는 철학으로 시정전반을 시민들과 함께 이끌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행사에 참여한 한 시민은 "지난해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제주시가 더욱 아픔이 없는 살기 좋은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는 큰 바램을 내비쳤다.
일도2동에 사는 주민은 김 모(54) 씨는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고 직장들어가는 문제로 고민이 많은 데 별 탈없이 무사히 대학 진학과 직장에 취업이 됐으면 좋겠다“며 ”가족모두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빌기도 했다.
한편, 용고(龍鼓)는 북의 한 종류다. 예부터 북은 대지를 상징하고 '용기를 북돋운다'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용고'란 명칭은 옛날 군대서 연주하던 북과 취타대 등에서 사용하던 북에 용이 그려져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 설치된 용고는 88서울올림픽 10주년을 기념하던 해에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제79회 전국체육대회를 개최하게 됨에 따라 이를 기념하고 제주시의 발전과 시민의 안녕을 기원코자 제작됐다. 1998년 3월 1일부터 6개월에 걸쳐 황소 2마리 분의 가죽과 춘향목으로 움통 248㎝, 울림판 225㎝, 좌대 90㎝의 규모로 제작됐다. 그 당시엔 동양 최대의 북으로 만들어졌다.

이 용고를 보관하는 장소가 '한얼의 집'이다. 제주시는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이 건물을 '한얼의 집'으로 작명하고, 2000년 7월 1일에 용고를 안치했다.
제주시는 매해 1월 1일에 33회의 타고를 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33회라는 수치는 3가지의 의미가 깃들어 있다. 조선시대 새벽 4시 33회를 타종해 도성 8문을 열고 통금해제를 알렸다는 역사적 사실이 있으며, 관세음보살이 중생구제를 위해 33천(天)으로 분신했다는 종교(불교)적 의미도 있다. 또한 33천을 지휘하는 환인천제의 아들 단군의 개국이념인 홍익인간 광명이세가 널리 선양되기를 염원했다는 '민족적 의미'도 함양돼 있다.
제주시는 33번째 타고자까지 순번을 정해 북을 치게 하고 있으며, 그 이후부터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용고를 타고할 수 있게 개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