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화 시인 첫 시집 ‘어머니의 집’ 출간
고희화 시인 첫 시집 ‘어머니의 집’ 출간
  • 강내윤 기자
  • 승인 2017.09.08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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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희화 시인 ⓒ채널제주

고희화 시인의 첫 시집 ‘어머니의 집’이 출간됐다.

고희화 시인은 “60세가 되면 나는 뭘 하고 있을까? 나는 지금 이모습 그대로 있을 것이고 60세가 되면 난 내 이름으로 시집을 내고 싶다. 시집을 내기 위해 그동안 동인지에 실었던 작품들을 모아 보니 이렇게 허술했었나 하는 생각에 책을 낼 만큼 작품다운 시들이 없어 당황스럽다”며 시집 만드는 심경을 밝혔다

그리고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거라면 이젠 나와의 싸움만 남았다. 내 나이에 못할 것이 뭐가 있는가? 마음먹으면 모든 게 가능한 일이 아닌가? 내 자신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고 싶다는 각오로 완성한 작품”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번 7부로 나뉜 첫 시집 ‘어머니의 집’에는 70여 편의 시가 담겼다.

제1부 ‘아직도 나는 꿈을 꾼다’ 편에 ‘나의 마음은’외 16편, 제2부 '먼 훗날 당신이 그리워지면'편에 ‘꽃샘 바람 속에 피는 꽃’외 5편, 제3부 ‘삶이 힘들 때 부르는 이름’ 편에 ‘편지’외 9편, 제4부 ‘아름다운 동행’ 편에 ‘공원 소묘’외 7편, 제5부 ‘가버린 날의 추억’편에 ‘해숙이 사십구재를 다녀와서’외 5편이 수록됐다.

또 제6부 ‘내 사랑 지혜 자비 이야기’편에 ‘스케치’외 9편 등 현대시 61편, 제7부 ‘곱들락 제주어’ 편에 ‘아방의 모심(아버지의 마음)’ 외 9편 등 총 71편의 시와 현임종 수필가의 발문 ‘내 조카 희화에게’와 현택훈 시인의 해설 ‘제주의 서늘한 그늘을 발견하다’ 순으로 수록됐다.

현임종 수필가는 발문 ‘내 조카 희화에게’에서 “시심(詩心)이 샘물처럼 차오르고, 글로 써 보고, 고치고, 다듬고 하면서 한 수, 두 수 쌓이다 보면 두 번째, 세 번째 시집에 대한 욕망이 자연스레 생겨나게 될 것”이라며 “항상 건강하고, 시인의 감수성을 잃지 말고 살아 가거라”며 발문을 했다.

▲ 고희화 시인의 시집 '어머니의 집', 표지 ⓒ채널제주

현택훈 시인은 “시인 고희화는 시적 대상에 대한 애정이 많이 들어 있다. 시에 따라 움직이는 시인이 아니라 시를 움직이는 시인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고희화의 첫 시집으로 제주의 스산한 그늘이 만 들어낸 시적 경지를 확인할 수 있다. 고희화에게 제주는 원풍경으로 존재하면서도 현재적 이미지로 꾸준하게 소환되고 있다. 그러한 점이 가능한 까닭은 그가 연민의 시각으로 시적 대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해설에서 밝혔다.

고희화 시인은 1958년 제주시 출생으로 제주중앙고(23회) 졸업, 2011년 대한문학으로 등단, 전 영주문학, 전(사)제주어보전회 회원, 현재 ‘라음동인회’와 ‘500자 1일수행’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주콤 142쪽 1만원.

-어머니의 집 -

어머니가 살던 동네에 갔어
노란색 페인트가 흉물스럽게 벗겨져
찬바람만 대문을 넘나들 것 같아
차마 오지 못했던 집
집 근처에서 서성이다
뒷굽 들고 대문 안을 들여다본다
평상에 앉아 늦은 저녁을 먹으며 웃고 있는 어머니
천장에 희미한 전등과 메주 두덩이
흰 머리카락 찾던 작은 손가락
늦은 밤 어머니의 코 고는 소리와
파도소리가 흙담 너머 들린다
빨간색 지붕, 분홍색 담장
작은 화단이 있던 마당에 수돗가가 생겼네
누가 찬거리 들고 마루에 걸터앉자
강아지가 신발 한 짝 입에 물고 마당 뒤뜰로 사라진다
환하게 웃는 얼굴
아! 어머니
 
- 고희화 시인의 시집 '어머니의 집'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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