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는 9일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자신을 비롯한 전직 당 대표에 대한 용퇴론을 제기한 것과 관련, "나에게 책임이 있다면 계파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것"이라며 "그렇다면 계파갈등의 실질적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계파 수장 아니냐"라고 반박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진행자로부터 "비대위에서 용퇴론을 제기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지리멸렬해진 원인은 당내의 친이(이명박), 친박(박근혜)계간의 고질병 같은 계파갈등"이라며 "나는 친이도 친박도 아닌데 대표가 된 후 양쪽으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았다"고 했다.
정 전 대표는 자신과 홍준표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가 8일 만나 이상돈·김종인 비대위원이 사퇴해야 한다는 뜻을 모은 것에 대해 "2004년 박근혜 위원장이 당 대표에 취임하면서 '부정부패 연루자는 당에서 보호하지 않을 것이고 유죄가 확정하면 영구제명하겠다고 했다"며 "이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박근혜 위원장이 온 다음에 당에서 일주일에 한 번 하던 중진회의를 안 한다"며 "전당대회를 하지 않고 비대위를 출범시켰는데 이것도 정상적인 절차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전당대회를 하는 것이 정공법"이라며 "비대위원이라는 사람들이 다 위원장이 임명한 사람 아니냐"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자신이 2008년 전당대회 당시 '돈 선거 물증을 갖고 있다'고 한 것과 관련, "내가 그랬었느냐"며 "돈을 나눠준다는 것은 사실 말이 안 되는 것이고, 그때 대표로 당선된 쪽은 수십 명이 모여서 아침부터 식사를 했다"고 말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