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달 눈이 많이 온 적이 있었다. 버스가 올때까지 줄을 섰다가 차례대로 승차해야 하는데 눈 깜짝할 사이 질서가 무너지고 말았다. 두명씩 올라서는 바람에. 횡단보도도 아닌데 외국인들이 무단횡단 한다며 아무렇지도 않게 건넌다. 정류소 한켠에 마시다 버린 컵이 쌓인다. 아무데나 버리는 담배꽁초, 차창 밖으로 자연스럽게 버리는 휴지,... 우리 주변에는 하지 말라 해도 불법 쓰레기를 투기하고 주차도 내맘대로이다. 생태의 위험에 대해 아무리 경고해도 사람들은 나에게 피해가 없으면 그만이라는 나 위주로만 생각하니 이런 것들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나라의 품격높은 시민의식은 생활 속 기초 질서부터 시작된다. 이 모든 일들은 나만이 아니라 함께하는 의식에 변화가 와서 잘 지켜지는지에 따라 결론이 난다. 습관은 좀처럼 바꾸기 힘들다고 하지만 나쁜 습관은 버려야 한다. 변화를 위해선 지속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의식 변화화를 행정에서 다할 수 없으므로 민간단체들과 보조사업을 통하여 협력한다.
제주도에는 360여개의 비영리민간단체가 등록되어 있다. 단체만의 고유역할들이 있지만 행정에서는 단체들의 힘을 모아 선진 시민 의식 개선에 투자를 한다. 올해도 부서별로 공모사업들은 시작되었다. 신청 자격들이 부서마다 다를 수 있지만 보조사업을 하려면 단체들은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해 두기를 권한다. 예전에는 사회단체보조금이 있어 위에서 하달되거나 작은 모임까지 보조금 신청에 자유로웠다. 그러나 기본 자격을 갖춰야 함은 물론 사업 신청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보조금 심사가 끝나야 확정된다. 예전과 비교하면서 왜 지금은 안 되느냐가 통하지 않음은 단체에서도 인지를 잘하고 있다.
보조사업을 신청할 경우 답습하는 소모성 행사와 어깨띠 두르는 캠페인은 탈피할 때라 생각한다. 제주인의 품격을 높이고 시대 흐름에 맞는 삶을 향상시키는데 보탬이 되는 사업, 제주적이면서 단체를 대표하는 현실적인 사업이 필요하다. 행정에 도움되고 단체의 역량 강화에도 부응할 수 있도록 서로 공생 관계이기를 바란다. 지구에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제주를 일구는 것은 우리의 몫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