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해 6월부터 10개월간 서귀포시에 근무한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귀중한 시간이었다. 예전에는 한국하면 “맛있는 음식” “로맨틱한 드라마” “수능시험”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랐다. 처음에는 낯설기 때문에 혼란스러웠던 것도 있었지만, 국경을 넘어 그 지역의 문화와 사람들과 교류 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었다.
여행에서는 느낄 수 없는 현지에서의 생활 속에서 서귀포시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한국어를 모르는 나를 친절히 대해 주시는 모습에서 깊은 정을 느꼈다. 그럴 때마다 감사한 마음을 한국어로 충분히 전할 수 없어서 안타깝고 답답하기도 하였다.
제주도의 바다, 사계절의 웅장한 한라산으로 나는 매일 힐링을 하였다. 하루 일과는 창문을 열고 “오늘은 한라산이 잘 보일까” 확인하는 것이었다. 양 시를 맺어준 감귤이 익어가는 가을에는 특히 고향생각이 많이 났다. 스쿠터로 일주한 우도, 황금빛 억새풀의 산굼부리도 잊을 수 없었다.
일본에서 간호직인 나는 서귀포보건소에서도 연수를 했다. 일본보건소는 현(도)가 관할하고 기획과 지도연수를, 시정촌은 대민지원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보건소를 쉽게 찾기 힘든 부분도 있다.
한국과 일본 보건소의 큰 차이점은 진료기능의 유무이다. 한국은 보건소에 진료기능이 있기 때문에 서귀포시에는 항상 많은 주민들로 붐비고 친근하게 이용되고 있었다. 연수를 통해 지역주민의 건강한 심신과 안심하게 살아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도시과 연수에서는 제주도가 이주민이나 관광객의 급증으로 개발이 한창인 반면, 쓰레기, 교통 등의 문제가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 사실 나는 노상주차가 많은 것에 무척 놀랐다. 제주도는 풍요로운 자연경관이 매력적인 섬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살기 좋은 도시 만들기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10개월간의 연수는 한국과 서귀포에 관해 충분히 알 수 있는 시간은 아니지만, 서로의 문화를 알아가고 교류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나에게는 서귀포시는 인정이 많고 따뜻한 곳이다. 이는 서귀포시, 기노카와시의 따뜻한 지원이 있어서 가능했었다. 앞으로도 서로가 협력하면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교류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