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달환 칼럼](99)혜안慧眼, 그 자리에
[현달환 칼럼](99)혜안慧眼, 그 자리에
  • 현달환 기자
  • 승인 2017.02.17 2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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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안慧眼, 그 자리에

                        초인 현달환

아뢰옵니다.
하늘이 참 높고 높다고
바람이 참 따뜻하다고
그늘이 참 시원하다고
마음이 참 편안하다고

마주한 눈빛은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어서
바람보다 따뜻하여
그늘보다 시원했음을,

그대,나
언제,나
누구,나
혹시,나
행여,나
빈자리 채우는
지혜의 눈을 가졌음을,

그대의 너른 가슴으로
그대의 넉넉한 미소로
세상은
다,
아름답다는 걸
세상은
늘,
아름답다는 걸
저 떨어지는 해는 알고 있었음을,
작열하게
작작하게
작심하여
고백하옵니다.

세상이라는 막다른 골목에 서 있음에
김빠질 때마다 웃음이란 명약을 살포시 비춰
명인처럼 때론 열정적인 사람아
선택, 그 순간마다 상처 입은 영혼을 달래며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음을
더욱 더 기뻐하며
바라보옵니다.

▲ 현달환 시인/수필가 ⓒ영주일보

나는 무신론자이다.
하지만 젊어서 유교 및 무당이라는 민간신앙도 접해 봤고 기독교, 가톨릭, 불교 등도 접해봤다. 깊게는 들어가 보진 못했지만 종교는 필요함을 알면서도 쉽게 원하는 만큼 다가서기는 쉽지 않았다.

사실, 예언을 할 수 있는 사람, 신을 부르는 사람, 목사, 신부, 대승 등은 다양한 종교 속에 과거 부족국가의 제사장이라는 위치의 역할일 수 있다. 지금도 종교인들의 위엄도 그렇지만 과거 제사장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했다.

그러고 보면 인간은 늘 타락으로 가려고 한다. 조금만 틈이 생기면 비틀거리려고 한다. 아니 바른길을 가다가 잘못된 길을 가면 그게 타락일 수도 있다. 그러한 잘못된 길을 바르게 인도하는 사람이 바로 이들일 것이다.

만약 이들마저 잘못된 길을 선택했을 때 추앙하는 신도 등은 엄청난 불협화음이 생긴다. 그래서 성직자 등을 포함한 종교인들의 한마디는 그 어떤 집단의 조직보다도 엄중하고 정직해야하고 선해야 한다.

우리 범인凡人은 늘 실수투성이다. 그 실수로 인해 ‘죄를 사하여주십사’ 하고 종교를 찾게 되는 지도 모르겠다.

불교에서 쓰는 용어로 오안五眼이 있다. 오안이란 수행에 의해 도를 이루어 가는 순서를 나타낸다. 즉 육안(肉眼), 천안(天眼), 법안(法眼), 혜안(慧眼), 불안(佛眼)의 다섯 단계이다.

육안이란 가시적인 현상만을 볼 수 있는 범부, 즉 평범한 사람들의 눈을 이르는 말이다. 너나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육안의 눈을 말할 수 있겠다.

그에 비해 천안이란 미세한 사물도 멀리서 볼 수 있고 미래의 삶과 죽음까지도 볼 수 있다는 눈이다.
즉 모든 사물을 자유자재로 꿰뚫어 볼 수 있는 신통력을 말한다. 흔히 도사님을 말할 수 있겠다. 
우리는 천안의 단계에 있을 때 평범함이란 일상은 너무나 안타까운 눈으로 볼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 신통력이란 아무나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법안이란 불법의 바른 이치를 꿰뚫어보는 지혜로운 눈을 말한다. 일체 법을 분명하게 비춰보는 눈을 이른다. 법이란 불교에선 세 가지 보물 삼보三寶라해서 불佛,법法,승僧을 이른다. 즉, 귀, 입, 눈을 이르는 말이다. 달관한 사람에게 이런 법안의 눈을 가진 바른 이치를 꿰뚫어보는 지혜로운 눈의 소유자일 것이다.

혜안이란 사물을 꿰뚫어 보는 지혜로운 눈이다. 모든 차별과 망집을 버리고 오직 진리를 통찰하는 눈을 이른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대개 보이는 현상만 바라보고 그 이상의 눈을 갖는 것은 힘들다.

우리는 흔히 혜안이 깊다고 말을 한다. 이 혜안과 비슷한 말로 식견, 통찰력이라 할 수 있다. 통찰이란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보는 것이다. 영어로 ‘Insight’ 다. 즉 In(안을) + sight(꿰뚫어보기)로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여하튼 각설하고, 불안이란 모든 법의 진상을 환하게 보는 부처의 눈을 이른다. 최고의 경지에 오른 것이다. 이처럼 오안의 최고의 경지로 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다.

정도로 가려는 사람들은 늘 타락 속에서 바르게 살려고 한다. 어제의 잘못을 뉘우치고 오늘을 바르게 살려고 한다. 우리는 늘 그런 개구쟁이 같은 인생을 살다가 어느 날 망치로 얻어맞은 것처럼 크게 반성하고 뉘우친다.

성장이란 시간이 흐른 뒤 우리는 눈을 감고 기도하는 어머니를 떠올린다. 한 어머니라는 여자의 삶이란 것은 기도가 온 삶을 지배하는 것이다.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에 아이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혜안은 어머니의 눈을 가진 것이다.
혜안은 아내의 눈을 가진 것이다.
혜안은 자녀의 눈을 가진 것이다.
혜안은 가족의 눈을 가진 것이다.
혜안은 그 가족이라는 동그라미 속에서 위험을 막아내며 늘 불안한 마음을 없애려고 노력한다.

많은 사람들을 만날 때도 나만의 울타리를 허물게 해주고 분별과 헤아릴 수 있는 혜안의 눈을 지니게 하는 것, 늘 품안으로 돌아갈 수 있는 여유를 남겨두는 지혜가 있는 혜안의 마음을 나는 사랑한다.

삶은 위험으로부터 방어하는 것이, 안전하게 사는 것이 주목적일 것이다. 불안한 마음도 행복한 마음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사물에 대한 지혜의 샘물을 마시고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누구나 손을 잡아주는 어머니는 더 위대한 것이다. 오로지 자기 자식만을 위해 희생한다는 것은 100% 위대함보다 가엾은 인생일 것이다. 누구나 시기하지 않고 아무나 손을 내미는 사람의 얼굴에 편안함이 보인다는 것은 혜안의 눈을 가진 것이다.

혜안의 눈은 모든 본분과 모든 마음들, 허심들 잊지 않고 마음을 비우고 닦으며 청정하게 살아가는 부처의 마음을 가지고 중생과 가족들, 가정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는 좀더 깊은 성찰로 혜안의 눈을 빌어 그렇게 살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봄이 오면 좀 더 따뜻한 손을 자주 잡아주자. 손이 부드러운 것은 자주 손을 잡아줬기 때문이다. 찬바람이 들락거릴 때면 혜안의 눈을 닮고 싶다. 차가운 봄바람에 차가운 바람을 빼면 남는 것은 봄일 것이다. 그 봄 같은 혜안의 눈으로 점점 찬란해지는 봄을 맞이하자.

그대는 혜안의 눈을 갖고 바라보고 내다보라. 봄처럼 사라지지 않는 따뜻함을 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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